[부산/경남]‘뭍’으로 옮긴 울산해경 “바다치안에 허점 생겼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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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선암동으로 청사 이전… 바다서 직선거리로 5km 떨어져
해상사고때 출동 10분 이상 소요… 옛 청사 옆에 ‘안전센터’ 건립 요청

울산해양경비안전서(옛 울산해경)가 청사를 ‘뭍’으로 옮긴 뒤 “바다 치안에 허점이 생겼다”며 해양경비안전센터(옛 파출소) 건립을 요청하고 나섰다. 지역에서는 “비효율적 청사 운용에 따른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높다.

울산해양경비안전서는 ‘울산항 해양경비안전센터(안전센터)’ 신축 터가 울산 남구 장생포의 옛 울산지방해양청 해상교통관제센터 내 780m²로 확정됐다고 26일 밝혔다. 울산해경은 안전센터 건립비 3억8000만 원을 내년 예산에 반영해 줄 것을 해양경비안전본부에 요청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울산해경의 조치를 놓고 “울산해경 청사를 이전하지 않았으면 안전센터를 짓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울산 장생포항에 있던 울산해경이 울산 남구 선암동으로 이전한 것은 지난해 9월. 1992년 지은 청사가 낡아 안전진단 결과 D급 판정을 받자 남구청 소유 터를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선암동에 새 청사(지하 1층, 지상 5층)를 지은 것이다.

이에 앞서 울산해경은 국유지인 울산 중구 성안동 함월산 정상 부근 1100여 m²에 새 청사를 짓겠다며 2007년 3월 불하받았다. 이곳은 울산 앞바다에서 직선거리로 무려 13km나 떨어져 있어 바다로 출동하는 데 30분 이상 소요된다. 울산 남구는 관내에 있던 울산해경이 다른 지역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기존 청사를 매입하는 대신 남구 선암동의 현 청사 터를 제공했다.

새 청사 위치도 논란이 많았다. 가장 가까운 바다와 직선거리로 5km 떨어진 곳이기 때문. 울산 앞바다에 기름 유출이나 선박 침몰 등 대형 사고가 발생할 경우 서장 등 지휘부가 ‘현장’인 바다로 출동하는 데 10분 이상 걸린다.

울산해경이 ‘뭍’인 선암동으로 이전한 뒤 울산석유화학공단이 인접해 원유 등 액체 화물 입출항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장생포항은 온산해양경비안전센터 산하 출장소 1곳이 맡고 있다. 출장소에는 직원 1명과 의경 1명 등 2명이 3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바다 치안에 공백이 생길 가능성이 큰 실정이다.

이에 울산해경은 청사 이전 5개월 만인 올 1월 장생포출장소를 해양경비안전센터로 격상시키고 안전센터 청사를 새로 지어 줄 것을 요청했다. 안전센터가 설치되면 근무 인원이 직원만 20명으로 늘어나고 순찰정 차량 인명 구조 장비 등도 갖출 수 있기 때문. 최근 장생포안전센터 터가 확정되면서 본격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생포에 건립될 울산항안전센터는 옛 울산해경 청사 바로 옆이다. 울산해경 청사를 이전하지 않았다면 굳이 안전센터를 새로 짓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울산해경 관계자는 “울산 앞바다뿐 아니라 다음 달 1일 개통하는 울산대교 주변의 치안을 위해 장생포에 안전센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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