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현대미술의 거장’ 이우환 미술관 4월 문열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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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부산시립미술관 앞뜰에 2층 규모 ‘이우환 공간’ 10일 개관
야외 설치작품 등 20여점 전시

공간 현장을 방문해 작품 설치작업을 직접 하고 있는 이우환 화백.
공간 현장을 방문해 작품 설치작업을 직접 하고 있는 이우환 화백.
다음 달 10일 부산시립미술관 앞뜰에 문을 여는 ‘이우환 공간’ 전경. 그의 철학이 투영된 공간 자체가 또 하나의 작품으로 눈길을 끈다.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다음 달 10일 부산시립미술관 앞뜰에 문을 여는 ‘이우환 공간’ 전경. 그의 철학이 투영된 공간 자체가 또 하나의 작품으로 눈길을 끈다.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현대미술의 거장(巨匠) 이우환 화백(79) 미술관이 국내에선 처음으로 다음 달 부산에 문을 연다. 이 화백은 재일교포 화가이자 조각가다.

부산시립미술관은 “다음 달 10일 해운대구 우동 부산시립미술관 앞뜰에서 세계 미술계에 널리 알려진 이 화백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는 ‘이우환 공간(Space Lee Ufan)’의 개관식을 갖는다”고 26일 밝혔다.

부산시는 2011년 100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옛 미군 하얄리아부대 터를 부산시민공원으로 조성키로 하면서 공원 안에 이 화백의 미술관 건립을 구상했다. 조일상 부산시립미술관장 등 관계자들은 2011, 2013년 두 차례 일본에 있는 이 화백을 찾아 부산 시민들의 뜻을 전달했다. 그러나 이 화백은 선뜻 응하지 않았다.

이후 그는 미술관 건립의 진정성을 이해하고 중학시절(경남중)을 부산에서 보낸 인연 등에 따라 2013년 7월 15일 ‘이우환 공간’ 건립에 동의했다. 그는 당초 시가 추진한 부산시민공원 내 미술관 건립 대신 부산시립미술관 앞뜰을 원했다. 이곳은 지역문화계 인사들이 ‘문화 폭력’이라며 건설을 반대했던 광안대로 연결 고가도로 옆으로 효용가치가 떨어지는 공간. 하지만 그는 병풍 역할을 자임했고, 전시장 기본설계까지 직접 진행했다.

그는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세 차례나 현장을 방문해 건물 높이를 1.8m 낮추고 내부벽체 이동, 마감자재 결정 등 공간설계부터 작품설치까지 세심하게 디자인했다. 5년 만에 결실을 본 미술관은 개관식 후 시민에게 무료로 공개된다.

이 공간을 만드는 데 들어간 사업비는 47억2000만 원. 연면적 1400.83m²에 지하 1층, 지상 2층이다. 지상 1, 2층은 전시공간. 1층은 ‘관계항’ 등 조각 작품 중심으로, 2층은 ‘대화,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 바람과 함께’ 등 그림이 대부분이다. 그의 대표작인 관계항은 깨진 유리판 위에 커다란 자연석을 얹은 것. 동양사상과 현대미술을 융합한 독창적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야외에도 두 점의 설치작품이 전시된다. 1960년대 초기부터 최근까지 작가의 작품 22점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작품은 오브제 자체가 아니라 주위 공간과의 관계에 의해 열리는 여백’이라는 작가의 철학이 투영된 미술관은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작품이다.

1936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난 이 화백은 서울대 동양화과를 중퇴하고 1956년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전위 예술운동인 ‘모노하(物派)’의 이론과 실천을 주도한 인물. 일본 니혼(日本)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벨기에 왕립미술관, 파리 퐁피두센터, 베를린 국립미술관 등 세계 주요 미술관에서 개인전과 그룹전을 열었다. 2011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회고전 ‘이우환: 무한의 제시’를, 지난해 베르사유 궁전에서 대규모 조각전시회도 개최했다.

부산의 ‘이우환 공간’은 2010년 개관한 일본 나오시마(直島) 미술관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거장의 작품을 부산에서 만날 수 있게 돼 기쁘고 반갑다”며 “‘문화로 융성하는 부산’에 한걸음 더 다가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이우환 미술관#해운대 부산시립미술관#이우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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