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 27% 폐암유발 ‘라돈’ 기준치 초과… 우리집은 안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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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학원 전국 6648가구 조사

전국 주택 6곳 중 한 곳의 실내 라돈 농도가 권고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돈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정한 1급 발암물질로 폐암 등의 원인이 된다. 토양, 암석 등에 존재하는 무색무취 자연방사성 가스인 라돈은 건물 바닥이나 벽의 갈라진 틈을 통해 실내로 유입된다.

국립환경과학원이 18일 발표한 전국 주택 실내 라돈 농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체 6648가구 중 16.3%에 해당하는 1082가구에서 권고 기준치(1m³당 148Bq·베크렐 이하)를 넘는 라돈 농도가 검출됐다. 기준치 1m³당 148Bq 이하는 학교 등 다중이용시설에 적용되는 수치다. 독일(1m³당 100Bq 이하) 미국(148Bq 이하) 영국 스웨덴(각 200Bq 이하) 등은 주택 권고 기준치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주택에 적용되는 기준치가 따로 없다.

주택 유형별로는 단독주택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가구 비율이 가장 높았다. 조사 대상 단독주택 3440가구 중 918곳(26.7%)에서 기준치를 넘는 라돈 농도가 나왔다. 전북 장수군에서는 1m³당 1936Bq까지 수치가 올라간 단독주택도 있다. 환경과학원은 아파트나 연립·다세대주택에 비해 단독주택 주변에 흙바닥이 더 많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별로는 전북(평균 1m³당 138.8Bq) 강원(138.2Bq) 충북(133.7Bq)에서 라돈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이 일대에 화강암반 지질대가 넓게 분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우석 환경과학원 생활환경연구과장은 “실내 라돈은 환기를 자주 하면 농도를 낮출 수 있다”며 “충분한 환기가 폐암 등을 유발하는 라돈의 위험으로부터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환경과학원은 2013년 12월∼2014년 2월 3달간 3층 이하인 각 가구별로 최소 90일 이상 실내 라돈 농도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조사했다. 조사 시기를 이렇게 정한 것은 사계절 중 환기를 상대적으로 덜 하는 겨울철에 실내 라돈 농도가 가장 높기 때문이다. 겨울철 실내 라돈 농도는 연평균 농도에 비해 30%가량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단독주택#폐암#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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