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이란-페루서도 러브콜… 해외진출 날개 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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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병원시스템 첫 수출]
대부분 대형 국책 사업으로 추진… 한번 진출하면 추가 수주 가능성
“개도국 리스크 감수해야” 지적도

국내 의료기관들의 해외 진출 지역이 다양해질 조짐이 보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꾸준히 진출이 이어져온 중국, 동남아, 몽골과 최근 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중동 지역 외에서도 진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관들은 알제리, 이란, 페루 같은 국가에 진출하는 방안도 비중 있게 검토하고 있다. 이 지역 대형병원과 관련된 △설립 및 운영 컨설팅 △의료시스템과 의료장비 수출 △인력 교육과 위탁 운영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고려대 의료원과 선병원의 경우 알제리에 500병상급 국립 대학병원 2개를 세우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 각각 국립 대학병원과 경찰병원 신축을 추진 중인 이란과 페루도 ‘한국형 의료기관과 의료시스템’ 도입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 나라들은 모두 한국 의료시스템과 의료진 수준을 높게 보고 있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한국 정부와 의료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자국 의료시장에 진출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전해 왔다”고 말했다.

알제리, 이란, 페루가 현재 추진 중인 의료 프로젝트들은 모두 대형 국책사업 성격을 지니고 있고, 해당 지역의 ‘스탠더드(기준 모델)’를 만든다는 측면이 강하다. 이에 따라 국내 의료기관들이 참여하게 될 경우 추가 사업 수주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계에서는 최근 중국 내 불고 있는 연안과 내륙 지역 간 ‘의료 수준 격차 좁히기’ 움직임을 새로운 해외 진출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기간에 의료 수준을 높이려는 중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 해외 의료기관들의 현지 진출과 관련된 규제가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의 대형 의료 사업에는 예측 불가능한 부분이 많아 적극적인 진출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빅5 병원’의 한 관계자는 “북미나 서유럽 지역이 아닌 국가에서 추진하는 의료 프로젝트의 상당수는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새로 계약 내용을 조정해야 하고, 갑작스럽게 사업 일정과 방법이 바뀌기도 한다”며 “성장 가능성 못지않게 감수해야 할 리스크도 크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알제리#이란#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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