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 “심각할땐 전원 담양-화순 대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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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한빛원전 주변 지자체, 원전사고 대응계획 강화
방사능 확산범위 자료 없어 논란도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한빛원전 인근 호남권 지방자치단체들이 원전사고 대응계획을 세심하게 수립하는 등 안전대책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전남도는 원자력시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 방재 대책법이 개정돼 방사선 비상계획 구역이 한빛원전이 위치한 영광은 물론이고 함평 장성 무안군으로 확대된다고 4일 밝혔다. 전북은 한빛원전 주변 고창은 물론이고 부안 3개면이 새로 포함된다.

한빛원전에서 30km 이상 떨어진 인근 자치단체들은 법적 대상은 아니지만 자체적으로 방사능 방재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광주시는 한빛원전에서 35∼60km 떨어져 방사선 비상계획 구역은 아니다. 하지만 2012년부터 한빛원전 사고 때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해 방사능 방재대책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달 31일 윤장현 시장 주재로 시청에서 방사능 방재대책 보고회를 가졌다. 보고회에서는 한빛원전에 사고가 발생해 편서풍이 초속 2.5m로 분다면 방사능이 광주 광산구(35km 거리)까지 4시간 만에 도착한다고 가정했다. 같은 조건일 때 광주 동구 지원동(60km 거리)은 5시간 내에 방사능 오염권에 들어간다고 추정했다.

광주시가 마련한 1차 대응 매뉴얼은 광산구, 서구, 북구 주민들을 집결지 234곳으로 이동시킨 뒤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해 동구, 남구 구호소 84곳으로 분산시키는 것이다. 2차 매뉴얼은 시민 모두를 전남 담양, 화순지역으로 이동시킨다. 전북 김제 정읍시는 한빛원전에서 30km 밖에 있지만 방사능 방재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빛원전 사고 때 방사능이 어디까지 확산될지에 대한 정확한 자료가 없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달 20일 오전 10시 한빛원전 앞에서 풍선 샘플 5개를 날렸다. 이후 같은 날 오전 11시 풍선 1000개를 날렸다. 풍선에는 ‘발견하면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소로 전화를 달라’는 쪽지가 붙어 있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측은 지난달 20일 오전 11시 반경 부안군 보안면에 사는 50대 농부가 풍선을 발견한 뒤 전화를 했다고 주장했다. 농부가 발견한 풍선은 샘플 5개 중 1개라고 설명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원전에서 사고가 났을 때 북풍이 불면 1시간 반 만에 방사능이 부안에 도착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원자력 전문가들은 시시각각 바람의 방향과 세기가 다른 데다 방사능은 풍선과 달라 전혀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산소보다 가벼운 헬륨가스를 넣은 풍선의 확산을 방사능 확산과 동일하게 판단하는 것은 억측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원자력안전위원회 한빛원전 지역사무소는 직원 14명이 상주하며 원전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송은동 소장은 “초등생인 내 자녀도 한빛원전 지척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며 “근거 없는 원전 루머가 주민들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담양#화순#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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