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함께 되살린 광복군 정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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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시안에 광복군 표석 제막
역사공조 강화… 日언론들 민감

‘한국광복군 제2지대 주둔지 옛터’라는 뜻의 중국식 한자가 적힌 표석을 중심으로 29일 한국 참석자들이 모여 섰다. 왼쪽부터 윤경빈 전 광복회장, 김유길 광복회 부회장,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전재원 주시안대한민국총영사, 김영관 광복군동지회 회장. 국가보훈처 제공
‘한국광복군 제2지대 주둔지 옛터’라는 뜻의 중국식 한자가 적힌 표석을 중심으로 29일 한국 참석자들이 모여 섰다. 왼쪽부터 윤경빈 전 광복회장, 김유길 광복회 부회장,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전재원 주시안대한민국총영사, 김영관 광복군동지회 회장. 국가보훈처 제공
“그때는 살아서 조국에 갈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여기서 표석을 보게 되다니….”

29일 오전 중국 산시(陝西) 성 시안(西安) 시 두취(杜曲) 진에서 열린 ‘한국광복군 제2지대(支隊) 주둔지 표석 제막식’. 70여 년 전 바로 이 자리에서 청산리전투의 영웅 이범석 지대장의 부관으로 한국 침투훈련을 받았던 김유길 광복회 부회장(95)은 당시를 회상하며 감회에 젖었다.

산시 성은 광복군 2지대가 있었던 옛 주둔지 터에 약 2000m²의 공원을 조성하고 그 안에 표석을 세워 이날 공개했다. 높이 1.8m, 폭 1.1m인 표석에는 1942년 9월 광복군 제2지대가 이곳으로 본부를 옮겨와 군사훈련과 대일선전 임무를 담당했다는 연혁과 함께 한중이 함께 항일 전쟁에 참여한 바를 기리기 위해 기념비를 세운다는 내용이 한국어와 중국어로 적혀 있다.

한국 정부는 2009년부터 이곳에 표석이라도 세워 줄 것을 중국에 요청했다. 시안에 잠시 머물렀던 광복군 총사령부의 옛 터가 이미 도로로 덮인 상황에서 2지대 주둔지마저 개발 압력에 사라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반응은 다소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박근혜 대통령이 시안을 방문해 자오정융(趙正永) 산시 성 당서기에게 표석 설치를 요청한 뒤 상황이 급진전됐다.

장바오원(張寶文) 산시 성 외사판공실 주임은 이날 축사에서 “일본 군국주의자의 침략에 맞서 중국과 한국이 공동 대항해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탁월한 기여를 했다”고 2지대의 공을 평가했다. 박승춘 보훈처장은 “1940년 9월 17일 창설된 광복군의 위업을 영원히 기억하고 이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광복군 표석은 올해 1월 하얼빈(哈爾濱)의 ‘안중근 의사 기념관’ 개관에 이어 한중 역사 공조의 성과로 평가된다. 이를 의식한 듯 이날 행사에는 교도통신과 니혼TV 등 일본 매체 기자들이 와서 취재에 나섰다.

시안=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바로잡습니다]

◇30일자 A13면 ‘韓-中 함께 살린 광복군 정신’ 기사에서 김범석 지대장은 이범석 지대장이 맞습니다. 광복군 창설일은 1940년 7월 17일이 아니라 같은 해 9월 17일이 맞습니다.
#중국#시안#광복군 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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