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체험학교 아이들 “집에 가기 싫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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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충전 코리아]<1>아이와 젊은이가 행복한 나라
친구들과 밧줄 타고 올챙이 잡고… 자연 속에서 가장 행복한 일곱살

지난달 27일 우리들 자연학교(자연체험학교)를 찾은 서울 강남구 대도초교 학생들이 나무에 매달린 밧줄을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양주=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지난달 27일 우리들 자연학교(자연체험학교)를 찾은 서울 강남구 대도초교 학생들이 나무에 매달린 밧줄을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양주=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아이들을 아이답게 키우기 위한 답은 자연에 있다. 어릴 때부터 인위적인 교구가 아닌 흙과 나무 등 자연물 속에서 놀게 하고, 자연이 변화하는 과정에 맞춰 적기에 교육을 하는 게 중요하다. 실제로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뛰놀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서울 강남구 대도초교 1학년생 범준이도 그중 한 명이다.

범준이는 지난해부터 매달 한 번씩 도심을 벗어나 자연의 숨결을 느끼며 산다. 경기 양주시에 있는 ‘우리들 자연학교(자연체험학교)’의 주말학교 수업에 참여한다. 지난달 27일 개교기념일을 맞아 범준이는 반 친구들과 함께 평일에 자연학교를 찾았다. 산과 계곡이 있는 자연에서 마음껏 뛰놀던 경험을 친구들과 함께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방이 꽉 막힌 교실을 벗어난 아이들은 뛰어놀기, 공차기, 밧줄타기 등을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또 동물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은 백구를 쓰다듬거나 연못에 있는 개구리 알들을 손으로 휘젓기도 했다. 자연의 모든 소재는 아이들에게 영감을 줬다. 공예실에서 해바라기 씨, 목련 잎, 가지 풀 등으로 사람 얼굴을 만들던 지호는 “집에서 누나와 게임하는 것보다 훨씬 재밌다”며 “무엇이든 자유롭게 만들어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자연은 서로를 배려하도록 도왔다. 노고산 자락을 오르는 숲체험 시간, 승윤이와 하늬는 ‘넘어지면 안 된다’며 세 살배기 서희 동생 손을 꼭 붙잡았다. 아이들은 험한 길을 마주할 때마다 어느새 서로를 챙겨줬다. 이곳을 매달 주기적으로 찾는 학생은 한 해에 400여 명. 그 가운데 2년 이상 연속으로 다니는 학생은 170여 명에 이른다.

윤두영 우리들 자연학교 대표(51)는 “주말학교를 매년 꾸준히 찾는 학생들은 계절이 바뀌면서 자연이 변화하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자연학교에 있는 연못의 올챙이가 개구리가 되고, 아이들이 참나무에 손수 심은 표고버섯 모종이 손바닥만 한 크기로 자라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윤 대표는 “자연의 변화에 적응하며 자라난 아이들이 사회성도 훨씬 좋다”며 ‘자연스러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일일 자연 체험학습 프로그램이 끝난 오후 2시 반에도 여전히 범준이와 친구들은 집으로 떠날 맘이 없어 보였다. 30분 이상 더 뛰어놀던 아이들은 “다음에 또 올 수 있다”는 엄마들의 말을 듣고서야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양주=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자연체험학교#행복 충전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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