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지역경제 살리자” 지자체-기업 손 잡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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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군, 공장 인수 적극 지원하자 BIP, 지역주민 대거 고용하기로

이학렬 고성군수(오른쪽)와 BIP 유영호 대표이사가 최근 투자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BIP 제공
이학렬 고성군수(오른쪽)와 BIP 유영호 대표이사가 최근 투자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BIP 제공
활력을 잃은 지역경제와 침체된 산업을 살리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이 손을 잡았다. 국내 최초의 조선산업특구인 경남 고성군과 국내 대표 조선기자재업체인 부산의 BN그룹 산하 BIP㈜는 “최근 100억 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협약은 침체에 빠진 조선특구 고성의 어려운 지역경제 상황과 해양플랜트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BIP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성사됐다.

협약 내용은 BIP가 고성군 회화면 회화농공단지 내에 내년 상반기 BIP 고성공장을 설립한다는 것. 비정규직을 포함해 고용인원 100여 명 중 일정 비율을 지역주민으로 채울 예정이다.

이번 투자협약은 BIP가 지난해 부도를 맞아 파산 선고된 선박부품 제조업체인 바칠라캐빈 4개 공장의 최종 자산인수자로 확정돼 이뤄졌다. BIP가 바칠라캐빈 공장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고성군이 다각적으로 지원했다.

1986년 핀란드의 세계적인 기업 바칠라그룹의 합작 자본으로 설립된 바칠라캐빈은 지난해 8월 약 32억 원의 만기어음을 상환하지 못해 부도 처리됐다. 2008년 하반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글로벌 조선불황 여파를 견디지 못한 것.

2008∼2011년의 연간 매출액은 273억∼331억 원이었다. BIP가 바칠라캐빈을 인수한 것은 1978년 설립된 조선기자재 전문 생산기업인 자사와의 생산품목 계열화가 가능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 특히 세계 조선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 내년에는 선박 객실·화장실 등 부분품의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고려됐다.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생각도 작용했다.

BIP가 바칠라캐빈의 공장 수선을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 가동할 경우 선실 등 제작 능력은 배 이상, 화장실 등의 제작 능력은 20% 이상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45%가량인 전체 선박 안 구조설비의 국내 점유율도 65%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BN그룹은 조선기자재와 관련한 세계 1위 상품을 4개나 보유하고 있다. 조선기자재 인증서만도 400개가 넘는다. 지난해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세계 1위 제품이 76개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BN그룹의 기술력을 짐작할 수 있다. 2003년 선박용 방화 벽체 패널이 정부 지정 세계 일류상품으로 선정된 이래 선박용 방화 천장 패널과 조립식 욕실, 조립식 객실이 세계 일류상품으로 지정됐다. 이 중 선박용 방화 벽체 및 천장 패널은 세계시장 점유율이 30%를 웃돌고 있다.

BN그룹은 모기업인 BIP를 포함해 BN스틸라, 대선주조 등 16개 계열사를 거느린 부산의 대표 향토 중견기업이다.

이학렬 고성군수는 “BIP의 투자 유치는 고용창출, 생산유발, 수출증대 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역 투자기업에 대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의제 BN그룹 회장은 “어려움이 많지만 지역경제를 살리고 한국 대표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용휘 silent@donga.com·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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