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1등이 부끄러운 ‘소프트웨어 후진국’ 한국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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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사설 따라잡기]

《 고건 전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가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열린 강연에서 “소프트웨어(컴퓨터의 기계 부분을 제외하고 컴퓨터가 작동되도록 하는 각종 프로그램과 그와 관련된 기술)가 세상을 먹어 치우고 있는데 한국만 뒷짐을 지고 있다”면서 한탄했다.

세계는 지금 소프트웨어 혁명 중이다. 미국의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하드웨어(기계 장치) 제조업체인 노키아를 인수했고, 인터넷 검색업체인 구글은 무인자동차와 옷처럼 입는 ㉠‘웨어러블(wearable·착용할 수 있는) 컴퓨터’를 만든다.

스마트TV, 스마트폰 같은 전자제품은 물론이고 항공기 자동차 선박 로켓 등 첨단 기기의 핵심은 하드웨어를 만드는 소프트웨어다. 그러나 한국은 세계 1위인 조선 산업에서마저 주요 소프트웨어의 90% 이상을 수입한다. 자동차도 내장 소프트웨어의 99%를 외국산에 의존한다.

산업 현장에 좋은 소프트웨어 인력이 없는데도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것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외국 업체한테는 프로그램 구매 후에도 매년 20%의 유지·보수비를 주면서 한국 업체한테는 한 푼도 안 준다. 개인용 컴퓨터(PC)의 컴퓨터 운영체제인 MS의 ‘윈도’는 돈을 주고 사면서 한국 업체가 개발한 프로그램은 불법 복제해 쓰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공공기관부터 소프트웨어를 제값을 주고 사지 않으니 MS의 빌 게이츠는 부자가 되는 반면 한국엔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체가 한 개도 없는 것이다.

미래부는 2017년까지 소프트웨어 인재 10만 명을 길러 내고 초중고교에 100만 명의 소프트웨어 꿈나무를 만들 계획을 밝혔다. 이 계획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인정해 주고 북돋워 주는 기업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동아일보 11월 1일자 사설 재정리 》

사설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 보세요.
○1 ㉠‘웨어러블(wearable·착용할 수 있는) 컴퓨터’의 사례를 아는 대로 모두 적어 보세요.

○2 사설과 아래 기사를 참고해 “소프트웨어는 공짜”라는 인식을 비판하는 글을 400자 이내로 써 보세요.


고다 미네오 전 한국닌텐도 사장은 2009년 “이명박 대통령이 불법 소프트웨어를 막는 대책을 마련해 주시면 대단히 고맙겠다”고 말했다. 고객들이 값싼 불법 복제 소프트웨어를 사서 쓰기 때문이다.

닌텐도는 2011년 게임 산업에 진출한 지 30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게임 고객을 빼앗겼고 스스로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오랫동안 불법 복제에 힘이 빠진 이유도 있다. 큰돈을 투자해 만든 정품은 창고에 쌓여 있고 길거리에서 복제품만 잘 팔린다면 어떤 기업도 오래 버티기 힘들 것이다.

한류가 유럽과 남미에까지 번졌지만 한류 음원과 음반은 불법으로 내려받는 경우와 복제본이 더 많았다. 세계 곳곳에서 복제본을 만든 장사꾼들이 돈을 더 벌었다.(동아일보 2012년 5월 4일자 칼럼 ‘중국에 한류 正品 사라고 할 수 있겠나’ 중 일부)

○3 미국의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한국의 소프트웨어 산업 현장을 본다면 어떤 말을 할까요? 자유롭게 상상해 적어 보세요.

김은정 동아이지에듀 기자 e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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