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소통, 참 쉽죠잉∼ 전남대 신방과 모임 ‘오백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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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500차례 만나 얘기 꽃

1일 오후 6시 전남대 농업생명과학대 2호관 앞. 흐드러지게 핀 벚꽃 아래에 100여 명이 빙 둘러 앉아 막걸리 잔을 나눴다. 이들은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소통 모임인 ‘오백회’ 회원들. 이날은 학생과 교수, 동문이 주축이 돼 2003년 9월 10일 첫 모임을 가진 오백회가 500번째 만나는 날이었다. 회원들은 매주 월요일 모임이 10년 동안 한 차례도 빠짐없이 이어져 온 것을 자축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동안의 모임 때는 차가운 맥주를 마시며 정을 나눴지만 이날은 야외 분위기를 살려 막걸리를 준비했다. 독립영화 감독인 03학번 정광식 씨(31)는 “처음 시작할 땐 100회를 넘길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어느덧 500회를 맞았다”며 “오백회가 고향처럼 언제나 돌아오면 그 자리에 있는 모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백회에는 7가지 자율 규칙이 있다. 매주 월요일 오후 6시에 모이고 참가자는 500cc 맥주 한 잔만 마셔야 한다. 새내기가 그날 모임을 관리하고 참석자는 1000원을 낸다. 나머지 경비는 회비와 후원금으로 충당한다. 기본 안주만 먹어야 하고 오후 7시가 되면 자리를 털고 일어서야 한다. 작은 소통의 공간을 매주 이어 가기 위해 정한 규칙은 지금까지 잘 지켜지고 있다.

참석자들은 미리 정한 주제로 대화하거나 초청인사와 토론한다. 교수와 학생, 학생과 졸업생, 초청인사와 학생 간 편안하게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 모임의 특징이다. 모임이 끝나면 쪽지에 소감을 남기는 전통도 이어지고 있다.

10년 동안 모이면서 애환도 많았다. 1시간 동안 맥주 한잔에 기본 안주만 먹기 때문에 주인들이 예약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그럴 때는 야외에서 모였다. 모임을 이끌어 온 이의정 교수는 “오백회는 학생들에게 세상에 대한 안목을 넓혀 주고 사제와 선후배가 소통하며 정을 나누는 사랑방 모임”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대#농업생명과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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