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령에 고라니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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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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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생태계 복원 증거”… 행안부, 12곳 추가복원 계획

지난해 12월 31일 백두대간 이화령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고라니. 오른쪽은 고라니의 발자국. 행정안전부 제공
지난해 12월 31일 백두대간 이화령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고라니. 오른쪽은 고라니의 발자국. 행정안전부 제공
갈색 물체가 하얀 눈밭을 조심조심 내디뎠다. 조용히 주위를 살피더니 능선을 넘어갔다. 긴 다리와 슬픈 눈을 가진 사슴과 포유류 야생 고라니였다.

지난해 11월 15일 복원된 백두대간 이화령(梨花嶺)의 생태통로를 고라니 등 야생동물이 즐겨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화령은 충북 괴산군과 경북 문경시의 경계를 이루는 고개. 일제강점기인 1925년 도로가 들어서면서 단절된 이화령의 생태계가 87년 만에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

행정안전부가 이화령 생태통로 구간에 지난해 12월 31일 설치한 폐쇄회로(CC)TV에 고라니가 눈밭을 지나는 장면이 포착됐다. 주변에서 고라니의 발자국과 배설물도 확인됐다.

행안부는 지난해 48억 원을 투입해 이화령 복원작업을 진행했다. 단절된 이화령 고개에 길이 46m, 폭 14m, 높이 10m의 터널 모양 육교를 만들었고 그 위에 흙을 쌓고 나무를 심어 생태통로를 조성했다. 야생동물연합 조범준 사무국장은 “이화령에 고라니가 출연한 것은 생태축이 복원됐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맹형규 행안부 장관은 “이화령 현지에서 고라니의 흔적을 확인하면서 백두대간의 생태축 연결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며 “앞으로 장수 육십령, 문경 벌재, 상주 비재 등 백두대간이 단절된 구간 12곳의 추가 복원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이화령#고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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