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태풍이 앗아간 공부방, 우리가 다시 지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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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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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진 산내들아동센터 8월 볼라벤 피해 ‘쑥대밭’ 초록우산재단 모금운동 벌여
성금… 자재… 온정 잇달아… 지금까지 1억5000만원 모아

(위)태풍 피해 후 철거된 산내들 지역아동센터. (아래)새로 지어질 산내들 지역아동센터.
(위)태풍 피해 후 철거된 산내들 지역아동센터. (아래)새로 지어질 산내들 지역아동센터.
29일 전남 강진군 마량면의 한 교회. 소년소녀 가장 8명, 조손가정 자녀 9명, 기초수급자 가정 자녀 3명 등 초중학생 31명이 5층 다락방으로 올라갔다. 이들은 방과후에 마량면에 위치한 산내들 지역아동센터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다.

1998년 문을 연 마량면 산내들 지역아동센터는 지역 유일의 문화시설이자 공부방이었다.

아이들의 부모나 조부모는 대부분 어업, 농업에 종사하고 있어 자녀들을 돌볼 여력이 없다. 산내들 지역아동센터 건물(165m²)은 올 8월 말 불어 닥친 태풍 볼라벤의 직격탄을 맞아 쑥대밭이 됐다. 건물이 완전히 흔들렸고 천장은 주저앉았다. 내부에 있던 컴퓨터, 책, 조리기구 등도 망가졌다. 쑥대밭이 된 산내들 지역아동센터 폐건물은 이날 완전히 철거됐다.

학생들은 산내들 지역아동센터 건물이 폐허가 되자 인근 교회 다락방 등을 임시 공부방으로 2개월 동안 쓰고 있다. 김모 양(13)은 “추워지기 전에 하루빨리 공부방이 다시 지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전남지역본부는 지난달부터 산내들 지역아동센터의 새 건물 신축을 위한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본보 9월 21일자 A17면… “선생님, 공부방에서 다시 책읽고 싶어요”

전남지역본부는 그동안 모금운동을 벌여 각계에서 1억5000만 원을 후원받았다. 강진지역 주민들도 성금 1000만 원을 모았다. 모 철강회사에서 건물 신축에 쓰일 내외장재를 후원하기로 했고 자원봉사자들이 건물의 설계를 직접 해주기도 했다.

어린이재단 전남지역본부는 산내들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이 농어촌 저소득 가정 자녀들이라는 것을 감안해 전국 4000개 지역아동센터 가운데 좋은 시설을 갖춘 건물로 지을 계획이다. 신축될 산내들 지역아동센터 건물은 2층에 231m²(약 70평) 규모로 공부방, 도서관, 식당 등을 갖추게 된다. 최수봉 전남지역본부 복지사업팀장은 “농어촌 아동들의 문화적 호기심과 학습 여건을 고려해 예쁜 지역아동센터 건물을 지을 계획이지만 5000만 원 정도가 부족해 더 많은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수=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볼라벤#공부방#초록우산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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