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동 로열층’ 담보대출 더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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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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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보평가 연말부터 세분화

이르면 올해 말부터 같은 단지의 같은 크기 아파트라도 층과 방향, 조망권, 일조량, 소음 등에 따라 담보 가치가 달라진다. 방향, 전망 등이 좋아 인기가 높은 ‘로열층 아파트’는 현재보다 담보대출을 더 많이 받고, 비인기층 아파트라면 가능한 담보대출 액수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내용의 ‘주택담보대출 담보가치평가 강화방안’을 14일 발표했다. 이 방안을 적용하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76.79m²(전용면적 기준)의 담보인정 가치는 7900만 원까지 차이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현재는 은행들이 아파트 담보 대출을 할 때 같은 크기 아파트에 대해서는 거의 같은 가격을 매긴다. 담보가치를 산정할 때 한국감정원 시세의 ‘시세중간가’나 KB부동산 시세의 ‘일반거래가’를 적용하는데, 두 개 모두 해당 아파트 크기별 상한가와 하한가의 중간 값으로 계산된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아파트 가격을 일괄적으로 중간 시세로 매기다 보니 같은 크기의 아파트라도 층수, 전망, 방향에 따라 차이가 나는 실제 거래 가격이 담보가치인정비율(LTV)에 정확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처럼 가격이 떨어지는 시점에서는 위험관리 차원에서 LTV를 정확하게 산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7월에 거래된 대치동 은마아파트 76.79m²의 경우 9층은 8억 원인 반면에 2층은 7억5700만 원으로 4300만 원 차이가 났다. 또 한국감정원이 전국 아파트 빌라 등 1200만 채의 공시가격을 토대로 담보가치를 분석한 결과 아파트에 따라 한 단지 내 같은 규모라도 담보가치 차이가 8∼2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강이나 공원, 산 주변 등 조망권이 좋은 아파트라면 담보 가치 격차는 더욱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담보가치 평가방식이 바뀜에 따라 담보대출 가능 금액이 늘어나는 곳과 줄어드는 곳이 나오지만 전체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금감원이 은마아파트를 대상으로 변경된 평가방식을 적용한 결과 전체 담보가치가 21조6000억 원에서 22조 원으로 약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금감원은 은행감독 규정을 고쳐 12월부터는 은행들이 새로운 LTV 평가 방식이나 기존 방식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바뀐 LTV 산정 방식이 은행의 담보가치 평가에 적절하게 반영되도록 LTV 재산정 주기를 현행 ‘1년 이내’에서 ‘분기별(3개월)’로 바꿀 계획이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아파트#담보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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