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K스타일]뭘 좀 안다면? MBA로 인생 업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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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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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인정 받는 국내 MBA들, 전문화·첨단화 바람
전일제·야간·주말·온라인과정 등 맞춤형과정 인기



내년 2월 KAIST 경영전문대학원(MBA)의 테크노 MBA 과정을 졸업하는 정민철 씨(32). 2004년 고려대 전기전자전파 공학부를 졸업하고 반도체 공학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6년부터는 LG전자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평탄한 삶을 이어가던 정 씨는 2010년 고민에 빠졌다. 국제적인 기업인 노키아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던 정 씨의 마음에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일들을 해보고 싶다는 꿈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정 씨가 찾아낸 길은 MBA 진학이었다. 새로운 분야에서 일하기 위해 기업경영 전반에 걸친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무작정 해외 MBA에 진학하는 대신 국내에서 알찬 강의를 듣기로 한 정 씨는 2011년 3월 KAST 테크노 MBA에 진학했다.

정 씨는 아직 마지막 학기를 마치지 않았지만 벤처캐피털 회사인 ‘LB Investment’에서 일을 시작했다. 기업의 가치를 분석하고 투자하는 국제투자팀의 수석팀장이다. 공학 지식에 경영 전략, 인사, 회계, 마케팅 지식 등을 겸비한 그에게 최적의 업무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에서 MBA가 문을 연 지 7년. 국내 MBA를 거친 직장인들의 성공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국제화와 특성화를 통해 수준 높은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온 국내 MBA의 노력이 일군 성과다.

○ 해외대학 복수학위 과정 늘어

국내 MBA의 국제화는 괄목할 만한 수준으로 발전했다. 해외 유명 대학들과 복수학위 과정을 운영하는 물론이고 해외 대학을 오가며 받는 수업도 많다.

고려대의 S³ Asia MBA는 입학생의 70%가 외국인이다. 영어로만 강의한다. 성균관대가 올해 시작한 Tri-Continent MBA는 성균관대 MBA 학생 10명, 캐나다 빅토리아대 구스타프슨 비즈니스 스쿨 학생 20명, 프랑스 루엔대 비즈니스 스쿨 학생 10명이 공부한다. 대학당 11∼12주씩 총 35주에 걸쳐 3개 대학을 돌면서 수업을 듣는다. 외국 국적의 학생들의 비중이 높은 이들 과정은 국내 MBA가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국내 MBA가 해외 대학으로부터 인정받으면서 복수학위 과정도 늘어나고 있다. KAIST MBA는 금융 분야에서 미국 미시간주립대, 법률 분야에서 노스웨스턴대 로스쿨, 정보기술(IT)에서 아리조나대와 각각 복수학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성균관대 SKK GSB의 ‘Executive MBA’는 미국 인디애나대 켈리 스쿨과, 세종대의 세종시러큐스 MBA는 시러큐스대와 공동학위 과정을 운영 중이다.

현선해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은 “적극적인 국제화 노력을 통해 국내 MBA가 짧은 시간 동안에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산업보안·헬스케어 등으로 차별화

최근에는 특성화된 과정을 통한 차별화 전략도 국내 MBA의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전문화된 인재를 기르기 위한 노력이다. KAIST MBA는 올해 SK그룹과 함께 사회적기업가 MBA(SE MBA)를 새롭게 개설했다. 사회적 기업 창업에 관심이 있거나 이미 창업한 사람 등을 대상으로 2년 전일제로 운영한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은 10월 ‘영업혁신 MBA’ 과정을 새로 만든다. 경영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영업 전략을 가르칠 계획이다. 산업스파이로부터 산업기술이나 영업기밀, 지식재산권을 보호할 수 있는 인재를 기르는 산업보안 MBA도 눈에 띄는 특성화 MBA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건강과 의료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화여대는 지난해 헬스케어 MBA를 새롭게 개설했고, 한양대도 의료경영 MBA를 운영하고 있다. 세종대의 프랜차이즈 MBA와 온라인쇼핑 MBA, 국민대의 리더십과 코칭 MBA와 상인최고경영자과정도 특성화 MBA로 꼽힌다.

○ 투자시간·직위 고려해야

학교와 과정에 따른 특징과 강점이 다양해지면서 MBA 선택법도 중요해졌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전일제 과정은 휴직이나 사직을 하고 학위를 딸 여건이 되는지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 외벌이 가장이라면 전일제 과정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직장을 다니며 공부하기 위해선 야간 과정과 주말 과정, 온라인 과정을 선택해야 한다. 주 2, 3회 평일 야간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면 야간 MBA 과정을 택하면 된다.

온라인 MBA도 있다. 온라인 과정은 MBA의 핵심 강점인 동기생들과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10년 내외의 중간관리자 경력을 갖고 있다면 임원급을 준비할 수 있도록 최고경영자 과정(Executive MBA)을 이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과정은 주로 주말에 수업한다.

자신만의 분야를 정한 직장인이라면 △의료 △금융 △영업 △기술경영 등 특성화된 MBA 과정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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