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스크루 돌리고 황토 뿌리고… 적조 퇴치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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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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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안 양식장 피해 확산 막기 위해 안간힘
수산과학원 “수온 23도 이하 떨어지면 소멸”

전남 여수시 동쪽 바다에서 이달 10일 열린 적조방제 황토 살포 시연회. 전남도 제공
전남 여수시 동쪽 바다에서 이달 10일 열린 적조방제 황토 살포 시연회. 전남도 제공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고 적조가 확산돼 어패류 폐사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가운데 어민들도 어선 스크루를 돌려 ‘붉은 죽음의 띠’ 적조를 부수거나 황토를 살포하는 등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남도는 고흥군 금산면 전복 양식 어가 22곳에서 키우던 전복 180만∼190만 마리(예상치)가 폐사했다고 19일 밝혔다. 폐사한 전복의 평균 길이는 9cm 정도다. 전남도 관계자는 “전복 폐사는 높은 수온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전남 여수와 고흥 해역에서는 양식 어가 7곳에서 넙치, 줄돔 등 어류 49만5000마리가 적조로 폐사해 8억2000만 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이처럼 어패류 폐사가 잇따르는 것은 고수온 현상이 지속되는 데다 게릴라성 적조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 해역의 현재 수온은 27∼31도로 평년보다 2∼3도가 높다. 유난했던 폭염에 달궈진 바다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장흥 해역 수온은 최고 31도까지 치솟고 있다. 고수온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양식장에 산소를 공급하고 가두리 양식장을 수심이 깊은 곳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여수와 고흥, 완도, 장흥 해역에는 적조경보가 발령돼 있고 유해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이 mL당 최대 5700개체가 검출됐다. 이 4개 시군에는 전남지역 양식장 76%가 밀집돼 있다.

정임조 여수시 어장보전담당은 “예전에는 적조가 가장 무더울 때인 오후에 나타났지만 올해 적조는 오전부터 출현하는 등 예측하기 어려워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어민들은 고수온과 게릴라성 적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어민들은 가두리 양식장 주변에 어선들을 운항시켜 스크루로 적조 띠를 분산시키거나 황토를 비치해 놓고 적조 띠가 접근하면 살포하고 있다.

전남 완도군 금일도 어민들은 14일 적조 띠가 나타나자 어선 12척을 가두리 양식장 한 곳에서 운항시켜 적조를 몰아냈다. 김수호 금일읍 수산담당은 “물 흐름에 맞춰 스크루를 돌리면 바다표층에 떠 있는 적조가 흩어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금일도 23개 어촌계 중 13곳은 이 같은 자율방제단이 결성됐다. 같은 날 여수시 하태도 어민들도 어선 20척을 동원해 적조 띠를 분산시키는 사투를 벌였다. 이용화 국립수산과학원 남서해수산연구소 연구관은 “어선 스크루를 사용해 적조에 산소를 공급하고 적조 띠를 분산시켜 밀어내면 방제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전남지역 어민들과 각 자치단체는 황토 6000t을 공급받아 적조방제 작업을 하고 있다. 황토는 적조를 바닥으로 가라앉히지만 양식장에서 100∼250m 떨어진 지점에서 살포해야 한다.

어민들은 조류가 가장 약해지는 25일(조금)경에 고수온과 적조로 인한 피해가 크게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수온이 23도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 달 적조가 소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적조확산#어패류 폐사#고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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