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백제와 신라의 죽음과 제사를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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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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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공주박물관 특별전

국립경주박물관 용지에서 발견된 우물터. 국립공주박물관 제공
국립경주박물관 용지에서 발견된 우물터. 국립공주박물관 제공
국립부여박물관과 공주박물관에서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고대의 유물은 그것이 설령 제기(祭器)가 아니더라도 자연과 운명 앞에 나약한 인간들의 소망과 염원을 담고 있다.

부여박물관은 25일 시작한 ‘신과의 만남, 백제의 제사’ 특별전을 8월 19일까지 연다. 백제의 제사는 기록의 미비로 그 실체를 정확히 알 수 없어 곳곳에서 발굴된 유적을 통해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당시 제사는 나라의 정체성을 확인하거나 마을의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의식의 하나였다. 백제인의 기원 내용을 5개의 소주제로 나누어 전시한다.

‘나라의 운을 빌다’ 코너에서는 한성백제 시기 풍납토성 유적과 웅진백제 시기의 공주 정지산 유적, 사비백제 시기의 부여 관북리 유적을 통해 수도(首都)의 제사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무덤과 노천에 남겨진 제사의 흔적’ 코너에서는 무령왕릉 출토 제기와 은어뼈, 공주 공산성에서 출토된 청동거울과 수정 등을 소개한다. 제3부 ‘풍요와 삶, 바다’ 코너에서는 바다제사의 대표적인 유적인 부안 죽막동 유적 출토품, 제4부 ‘풍요를 기원하다’ 코너에서는 부여 논치 제사유적이 선보인다.

공주박물관은 24일부터 8월 26일까지 ‘타임캡슐을 열다-색다른 고대 탐험’전을 열어 백제에서 신라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마련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혼란스러웠던 신라 말기 사람들이 미래를 위해 우물과 쇠솥에 담아두었던 1200년 전의 유물들이 전시된다. ‘신라 우물에 담긴 죽음’ 코너에서는 국립경주박물관 용지 내에서 확인된 2개의 우물 속에서 발견된 어린아이 뼈(7∼10세 추정)와 30여 종, 2300여 점의 동물뼈, 530여 점의 토기와 금속제품, 목제품 등이 전시된다. 과연 우물에 빠진 아이의 죽음이 사고였는지, 제사의 희생물이었는지 생각해 보는 코너다.

절터로 추정되는 창녕 말흘리 유적에서 발굴된 작은 쇠솥 이야기도 상상력을 자극한다. 작은 쇠솥에 풍탁(법당 처마에 매단 종), 향로, 부처님이 새겨진 화려한 금동장식판을 넣어둔 까닭을 살펴본다. 500여 점의 불교 관련 금동제품을 쇠솥에 넣어둔 것은 사람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보인다. 김성경 학예사는 “보물을 감추고 떠날 수밖에 없는 어떤 급박한 사정이 있었는지 추론해보면 더 재미있는 관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국립부여박물관#공주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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