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개포주공 재건축 통과… ‘소형비율’ 논란 불붙나

  • Array
  • 입력 2012년 5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소형 50%→ 30%대로 축소해 1년반 만에 통과
市 “조합과 충분히 논의”… 일부 주민 “더 줄여야”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아파트 2, 3단지 재건축정비구역 신청안이 1년 6개월여 만에 통과됐다. 전체 물량의 50% 이상이 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던 소형주택 건설비율은 2단지 34.2%, 3단지 30% 이상으로 결정됐다. 1980년대 처음 준공된 개포지구 단지가 첨단 주거단지로 변할 수 있는 첫걸음을 뗐지만 아직도 소형 평형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시는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 ‘주택시장 트렌드에 맞게 소형을 늘려 공공성을 높이면 재건축을 빨리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지만 주민들은 ‘집값 비싼 강남에서 소형 평수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발한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16일 개포 2, 3단지 재건축안을 비롯해 11개 안건을 심의한 이 같은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시에 따르면 개포 2단지는 1836채, 3단지는 1272채로 조성된다. 전용면적 60m²(18평) 미만의 소형아파트는 2단지의 34.2%, 3단지의 30% 이상 건설하도록 조정됐다. 시중 전세가의 80% 밑으로 제공되는 장기전세주택은 2단지에 106채, 3단지에 88채가 들어서며 일반분양 아파트와 섞여 건설된다. 문화시설과 커뮤니티 시설도 들어선다. 개포 2단지는 개포도서관과 연결되는 광장을 갖춘다. 3단지에는 인근 학생과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문화공원이 생긴다.

시는 개포 2, 3단지에서 소형주택을 30% 이상 확보하도록 한 것에 대해 “시와 조합, 주민들이 소형주택의 필요성을 공감해 나온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이건기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당초 소형주택 건설비율이 50%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논의 과정에서 나온 여러 방안 중 하나였을 뿐”이라며 “이번 30% 선이 가이드라인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시는 다른 재건축 단지에 30% 소형주택 건설 비율이 일괄적으로 적용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소형주택 비율은 시 조례에 20% 이상으로 돼 있다”며 “소형이 많은 단지도 있고 대형이 많은 곳도 있어 심의과정에서 단지별로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가 심의 중인 개포단지 5곳은 전체 1만2410채 중 60m² 미만의 소형주택이 1만1870채인데 이는 강남구 전체 민간 소형아파트의 34.5%에 해당한다”며 “재건축이 본격화하면 급격하게 소형주택이 줄어들 수 있어 수급을 맞춰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상보다 소형주택이 많아진 이곳 주민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터뜨렸다. 개포 3단지에 살고 있는 주민 김모 씨는 “지금 사는 곳이 11평 남짓한데 겨우 10평 더 넓은 곳에 살려고 재건축을 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장덕환 개포주공4단지 조합설립추진위원장은 “시 조례로 정한 20%로 소형주택 비율을 정하고 나머지는 주민 의사에 따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부동산#아파트#개포주공 재건축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