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해양 영토’ 서남단 가거초 해양기지… 100년만의 태풍에도 끄떡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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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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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의 직격탄을 맞은 가거초 해양과학기지(사진)가 100년 만에 한 번 올 강력한 태풍에도 견딜 수 있도록 보강된다. 한국해양연구원은 13일부터 16일까지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서쪽 47km 거리에 있는 가거초 해양과학기지에서 고장 난 관측자료 송신시스템 등을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가거초는 2009년 10월 국내 두 번째 해양과학기지로 완공됐다. 가거초는 15m 수중 암반 위에 지어졌다. 가거초 기지 구조물의 전체 높이는 41m이며 수면 위로는 아파트 10층 정도 높이인 26m가 드러나 있다. 가거초는 21m 높이의 파도, 초속 40m의 강풍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기지에는 기상 및 해양, 대기환경 등을 관측할 수 있는 30종 이상의 첨단 관측 장비가 설치됐다.

하지만 2010년 태풍 곤파스와 지난해 태풍 무이파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해수면 17m 높이에 있던 가거초 바닥(덱)이 파손되는 피해를 봤다. 이로 인해 태양 전지판이나 관측자료 송신시스템(위성모뎀), 발전기 등 각종 시설이 고장 났다.

태풍 무이파 등이 일으킨 강한 파도가 수심 아래 암반과 충돌하면서 생긴 물방울들이 위로 튕겨 가거초 바닥을 때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거초는 이미 완공된 이어도 해양과학기지(수심 40m)나 앞으로 지어질 독도 해양과학기지(수심 50m)와 달리 암반에 의해 형성된 낮은 수심에 설치돼 물방울 충돌 피해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수심이 깊은 곳에 해양과학기지를 세울 경우 안전성을 확보할 수는 있지만 예산이 많이 들게 된다. 이어도 해양과학기지나 독도 해양과학기지는 수백억 원이 투입됐고 가거초 해양과학기지는 100억 원 정도가 소요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양과학기지는 각종 해양, 기상 정보를 확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해양연구원은 현재 해수면에서 17m 높이에 설치된 가거초 바닥을 내년에 5m 정도 더 올려 22m 지점에 설치해 전체 높이를 46m로 높일 계획이다. 또 보강 기둥 4개를 세우는 작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또 해양과학기지를 설계할 때 수중 암반에 부딪쳐 발생하는 물방울 충격에 대비하라는 새로운 국제기준안도 제시할 방침이다. 한국해양연구원 관계자는 “가거초 해양과학기지를 지을 당시 태풍에도 견딜 수 있게 대비했지만 엄청난 파도와 강풍이라는 자연현상에서 뜻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며 “가거초 보강공사를 통해 100년 만에 한 번 올 강력한 태풍에도 견딜 수 있을 만큼 튼튼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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