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학부모 모임 함께 참석, 아이돌 가수 정보공유… 새 학년 ‘관계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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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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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및 중학 1학년 학기 초 최우선 과제, 친구 사귀기
부모와 규칙 정하기, 친구와 방과 후 학교 참여하기 등 ‘안전장치’도 필요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딸을 둔 어머니 김모 씨(44·서울 서초구)는 요즘 딸과 함께 아이돌 가수 ‘공부’에 한창이다. 인터넷 음악사이트에서 최신 곡을 내려받아 거의 하루 종일 들으며 멜로디와 가사를 익히는 것은 기본. TV 음악프로그램을 보며 딸과 함께 인기가 많은 아이돌 그룹 멤버의 이름을 외우고 춤을 따라해보기도 한다. 아이돌 가수에 김 씨가 이토록 ‘열정’을 쏟는 데에는 진짜 이유가 있었으니, 중학교에 입학한 딸이 친구를 사귀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김 씨는 “평소 딸이 연예인에게 큰 관심이 없어 ‘혹시 또래친구들과 대화에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까’ 걱정된다”면서 “자칫 공부에 소홀해질까 우려가 되기도 하지만, 학기 초에는 성적보다 새로운 친구와 어울리며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입학과 동시에 새로운 환경에 직면하게 되는 초등 1학년과 중학 1학년 학부모는 ‘우리 아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가 걱정이다.

최대 관건은 ‘교우관계’. 초1은 난생처음 부모의 보호 없이 반나절 이상을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는 환경에 처하며, 중1은 대부분 사춘기를 겪으면서 또래집단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학급친구들과 함께 협력해 과제를 해결하는 모둠수업, 토론수업이 늘고 이를 통해 수행평가 점수를 받게 되면서 교우관계는 성적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갓 입학한 학생과 그 학부모가 꼭 알면 좋을 ‘관계의 기술’을 살펴보자.

○ 초1, 학부모 네트워크를 활용하라!

초1의 경우 자녀의 교우관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학부모 네트워크’다. 요즘 초등생들은 1학년 때부터 학원에 다니느라 바빠 학교에서 쉬는 시간 외에는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이 많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아이를 데리고 학부모 모임에 나가는 것은 자녀의 교우관계를 형성시켜 줄 기회가 될 수 있다.

초2 아들을 둔 어머니 박모 씨(42·서울 노원구)는 대부분의 학부모 모임에 아들을 데리고 간다. 박 씨처럼 매번 자녀와 함께 모임에 참여하는 학부모는 서너 명. 어머니들이 수다를 떨며 교육정보를 교환하는 동안 자녀들은 함께 보드게임을 하거나 학교숙제를 한다. 초1 때부터 이어진 이 학부모 모임을 통해 자녀들도 ‘절친’(절친한 친구)이 되는 것.

박 씨는 “아이와 함께 학부모 모임에 나가면 어떤 아이들과 어울리는지, 친구들 사이에서 내 아이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아이의 교우관계를 간접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업과 교사와의 관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학기가 지나면서 점차 아이의 성적과 성실한 모습은 교우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김미선 서울 중원초 교사는 “초등 저학년 때는 공부를 잘하거나 성실하게 학교생활에 임해 선생님에게 칭찬을 많이 받는 아이를 리더로 여기고 따르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런 현상은 초등 3, 4학년 때까지 지속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초등 1학년 1학기 초부터 ‘모범생 이미지’를 아이가 형성하는 것은 지속적인 교우관계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 중1, 친구와 관심사를 공유하라!


대부분 사춘기가 시작되는 초등 고학년이나 중1 때는 교사나 부모보다는 또래집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중1이 되면 아이돌 가수, 운동, 게임, 공부 등 관심사가 비슷한 학생들끼리 그룹을 이뤄 어울리기 시작한다. 이때 어떤 그룹에도 속하지 못하면 또래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할 수도 있다.

중1 1학기 초 나와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를 적극적으로 찾아보자. 만약 관심사가 같은 친구나 그룹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면 자신이 리더가 되는 것도 방법.

중2 한모 군(13·경기 용인시)의 취미는 독서다. 그는 중1 때 반에서 취미가 같은 친구를 쉽게 발견하지 못했다. 친구들과 친해지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한 군은 재미있는 판타지소설 몇 권을 빌려 학교에 가져갔다. 책읽기를 좋아하는 친구 3명이 관심을 보이며 그에게 먼저 다가왔다. 이후 판타지소설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책을 친구들과 함께 읽게 됐다.

관심사가 같은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면 자칫 게임에 심하게 몰입하거나 극단적인 경우 이른바 ‘일진’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학업에 소홀해질 수도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부모와 나의 관심사를 공유하고 규칙을 정하도록 하는 것. 예를 들어 아이돌 가수를 좋아할 경우 ‘팬 카페에는 가입하되 정모(정기 모임)에는 나가지 않는다’와 같은 약속을 하는 것이다.

안희경 서울 개원중 수석교사는 “PC방에 지나치게 자주 가는 등 학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행동은 학교 밖에서 대부분 발생한다”면서 “친구와 함께 흥미로운 예체능 관련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들으며 교내에서 지내는 시간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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