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서 뒷돈 29억 주고 체육특기생 슬쩍…‘입시비리’에 합격자 바뀌기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일 00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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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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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농어촌·특성화고 특별전형 등 대입 정원 외 특별전형에서 부정입학 비리가 무더기 적발된 데 이어 대학 편입학과 예체능계 입시 분야에서도 비리가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거액의 스카우트비를 지급하고 입시 전 우수 운동선수를 사전 선발하는 관행도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5~6월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청, 관련 대학과 고교를 대상으로 학사운영 및 관리실태를 감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적발했다고 1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A대는 2009~2011학년도 대입전형 일정 전 우수 선수 7명에게 입학을 약속받는 조건으로 선수와 출신 고교에 스카우트비 5억700만 원을 지급했다.

이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사전 스카우트 관행' 금지 지침을 위반한 것으로, 감사원은 A대학을 포함한 수도권 대학 9곳이 5개 종목의 선수 72명을 사전 선발하고 29억여 원을 스카우트비로 쓴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중 5곳은 우수 선수의 사전 스카우트 조건으로 기량이 부족한 선수 등 12명을 함께 선발했다.

대한유도회 등에서 실제 입상결과와 다른 경기실적증명서를 허위로 발급, 체육특기자 합격생이 뒤바뀐 사례도 있었다.

감사원은 해당 대학에 주의를 요구하는 한편 관련자에 대해 고의성 여부 등을 조사해 고발 등 적정한 조치를 취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도록 했다.

약사인력 양성을 위해 제약회사 재직자를 정원 외로 선발하는 제도도 악용됐다.

대학 4곳은 제약회사 근무경력이 짧게는 12일, 길어도 11개월밖에 안돼 지원 자격에 미달하는 응시자 8명을 임의로 선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편이나 친구가 다니는 제약회사에 대입전형 직전 취업한 뒤 대학에 응시원서를 낸 경우도 있어 약대 입학을 위해 취업한 의혹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또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개인 지도한 학생의 입시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거나 채점위원 3¤5명이 독립적으로 채점해 결과를 집계하지 않고 서로 상의해 채점한 경우도 적발, 주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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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집 요강과 달리 인문계 전공자를 기계공학과, 임상병리학과 편입생으로 선발하는 등 편입학 업무도 허술했다.

이밖에 일부 대학은 대학 신입생 유치 목적으로 56개 고교 3학년 담임교사 등 238명을 대상으로 여름 방학 기간 중국, 일본 등의 관광을 시켜주기도 했다.

감사원은 일부 학생은 알선업체 등을 통해 현장실습과목을 허위 이수하고 사회복지사자격증을 부당 발급받고, 대학의 관리 소홀을 틈타 온라인 수업을 대리 수강하거나 대리 시험을 치는 수법으로 학점을 불법 취득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2010학년도 강남학교군(강남·서초구)과 강서학교군(강서·양천구)에 입학해 재학 중인 2만981명 중 516명이 고교 배정 후 원주소지로 복귀한 사실을 적발, 학교 선택권을 확대해 위장전입 유인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또 서울시교육청이 일반계고 정원에 여유가 있는데도 697명을 불합격시켜 본인 의사와 다르게 다른 교육시설로 진학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전학하는 등 학생들의 불편이 가중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격이 없는 학생을 외국어고, 예술고에 부당 전, 편입시키고, 과학고의 조기졸업제도가 부실하게 운용되는 점을 발견, 개선을 요구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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