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해외복수학위로 지방대 편견 한방 먹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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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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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대학들 ‘글로벌 인재 양성 프로그램’ 성과

계명대 성악과 학생이 강의실에서 폴란드국립쇼팽음대 교수로부터 해외 복수학위 프로그램 수업을 받고 있다. 계명대 제공
계명대 성악과 학생이 강의실에서 폴란드국립쇼팽음대 교수로부터 해외 복수학위 프로그램 수업을 받고 있다. 계명대 제공
“실력 앞에 지방대라는 편견은 없어요.” 대구가톨릭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박영진 씨(24·여)는 요즘 꿀맛 같은 휴식을 보내고 있다. 삼성물산 하반기 공채에 합격한 그는 내년 2월 연수원 입소를 앞두고 학업 때문에 잠시 미뤘던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다. 박 씨의 취업 성공 비결은 하나. 대학이 마련한 해외복수 학위 코스를 밟은 것이다. 그는 2년간 대학의 모든 수업에서 영어와 프레젠테이션(PT) 교육을 받았다. 이후 미국 미시시피주립대로 진학해 경영학과 회계학, 재무학을 전공했다. 미국 대학 경험은 기업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으로 이어졌다. 박 씨는 “2년간 알차게 준비해 미국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었다”며 “대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 경쟁력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를 향한 꿈을 펼치려는 꾸준한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대학들의 해외복수 학위 프로그램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미국 명문대 대학원 진학은 물론이고 대기업과 외국기업 취업이 잇따른다. 대학은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고 학생은 지구촌을 무대로 뛸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다.

2006년 해외복수 학위 제도를 도입한 대구가톨릭대는 우수 학생을 선발해 본교와 해외 대학 각 2년, 총 4년간 등록금과 기숙사 비용을 지원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 미국 중국 등 모두 7개 대학과 협력해 복수 학위 제도를 운영 중이다. 그 결과 올해만 미국 캔자스대와 미시간대, 클리블랜드주립대 등 대학원에 11명이 진학했다. 해외복수 학위 과정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10명은 삼성, STX 등 대기업과 대구은행, 중국은행에 취업하는 성과를 거뒀다.

계명대는 학생들이 해외복수 학위제도를 적극 활용토록 하고 있다. 미국과 이탈리아 러시아 폴란드 중국 등 11개 해외 대학과 협약을 체결했다. 이 중 게임모바일콘텐츠학과는 미국 워싱턴 레이먼드 시에 있는 디지펜공대 교수가 대학에 와서 직접 학생들을 가르쳐 현지 적응력을 키워주고 있다. 현재 8명이 복수학위 프로그램을 받고 있는데 졸업 후 마이크로소프트나 일본 닌텐도 등 글로벌 기업에 취업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 3대 음악원 중 하나인 폴란드국립쇼팽음대 교수도 이 대학에서 수업을 하고 있다. 1993년부터 지금까지 90여 명이 복수학위를 받았다. 이 대학에서 경영학을, 미국 이스턴미시간주립대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김나일 씨(23·여)는 대한항공 스튜어디스 교육을 받고 있다. 그는 “해외 학위 취득과 지금껏 해보지 못한 여러 경험 덕에 원하는 꿈을 이뤘다”고 했다.

영남대는 2002년 미국 미시간공대와 워싱턴주립대, 프랑스 국립응용과학원과 협약을 체결하고 해외복수 학위 제도를 시작했다.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미국 중국 등 8개 대학으로 확대했다. 지금까지 이 제도를 통해 해외 대학으로 파견된 학생은 30명을 넘어섰다. 전문기술과 연구능력을 갖추어 삼성 대한항공과 같은 대기업 취업 성과도 거두고 있다. 주상우 영남대 국제처장(51·기계공학부 교수)은 “해외 명문대 학위 취득은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국제 경쟁력도 높이는 장점이 있다”며 “취업 성과로 계속 이어짐에 따라 해외 참여 대학을 점차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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