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나의 NIE]김기원 강원 홍천보건소 공중보건의

  • Array
  • 입력 2011년 12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의료기사 모으니 훌륭한 건강지침서

따르릉∼ 따르릉∼. 업무 시작과 동시에 전화벨이 울린다. 오전 9시. “예, 보건소 예방접종실입니다.” “간염 예방접종 하나요?” 이런 문의전화가 몰려오는 날은 백이면 백, 신문과 TV가 간염의 위험성을 보도한 다음 날이다.

문의 전화의 통화 길이는 어떤 매체를 접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TV는 간암 환자의 사례를 간염의 위험성과 함께 보도한다. 간염이 간암으로 진행되어 이식수술 등 가장 마지막 단계까지 이른 환자의 안타까운 인터뷰를 보여주며 시청자의 관심을 유발한다. 마지막은 “간염, 예방접종을 통해 예방할 수 있습니다”는 전문가의 한마디로 끝맺는다.

시청자의 머릿속에는 ‘간염=간암’이며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는 내용만 간결하게 남는다. 따라서 TV를 본 사람들의 질문은 간단하다. “보건소에서 간염 예방 접종하죠?” 금방이라도 어떻게 될 사람처럼 비장한 어조다.

신문에서 간염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면 질문은 길고 구체적이다. “제가 지난번 건강검진 때 항체가 없다고 나왔는데, 지금 간염 예방접종 해도 되나요?” 간염을 예방하기 위한 건강검진의 중요성과 결과해석법에 대해 잘 안다. 이런 분은 신문이 일목요연하고 쉽게 정리한 간염의 종류와 감염경로, 증상, 치료, 경과를 다 읽은 뒤라서 상담하기가 한층 편하다.

방송기술이 발달하고 스마트폰 기술이 발전하면서 평범한 국민도 건강정보를 예전보다 쉽고 빠르게 얻는다. 하지만 신뢰할 수 없는 정보를 믿는 경우도 생긴다. 신문은 독자가 궁금해하는 질병에 대한 폭넓은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준다. 종이신문을 스크랩하거나 아예 기사와 사진을 냉장고에 붙인 뒤 매일 실천하는 환자도 있다.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아침 신문을 펴고 세상의 흐름을 파악하면 좋겠지만 시간이 안 된다면 궁금한 점이 생겼을 때만이라도 신문을 찾자. 이젠 검색도 가능하니 옛날 신문을 도서관에서 뒤적거리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아침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신문을 본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의학기사가 나오면 더욱 세세히 읽어본다. 그리고 교과서를 꺼내 다시 공부하고 최신 논문을 찾아보곤 한다. 오늘도 사무실로 걸려올 문의전화의 내용을 예상하면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