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아이가 이상하면 불러주세요”… ‘찾아가는 상담’ 입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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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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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교육청 소속 학부모 전문 상담사가 학교를 방문해 자녀교육 등에 대해 상담을 원하는 학부모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상담에 참가한 학부모들은 “같은 엄마 처지에서서로의 고민을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상담 선생의 조언이 마음에 와 닿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인천시교육청 소속 학부모 전문 상담사가 학교를 방문해 자녀교육 등에 대해 상담을 원하는 학부모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상담에 참가한 학부모들은 “같은 엄마 처지에서서로의 고민을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상담 선생의 조언이 마음에 와 닿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맞벌이를 하는 탓에 첫째인 초등학교 2학년 아들(9세)의 교육문제로 늘 고민이 많았던 김모 씨(38·여)는 요즘 주위 사람들에게 인천시교육청이 실시하는 ‘찾아가는 학부모 상담’을 적극 추천한다. 찾아가는 학부모 상담을 통해 앞이 캄캄했던 첫째 아들의 교육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면서 큰 위로와 감동을 받은 것.

직장생활에 늘 바쁘고 첫째와 둘째의 나이 차가 있다 보니 막내인 둘째(3세)에게만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언제부턴가 첫째 아들이 손가락이 뭉개지도록 손톱을 물어뜯는가 하면 주위 사람들의 눈치를 보고 심지어 쉽게 주눅이 드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학습지나 학교 숙제를 끝내야 할 시간에 마치지 못한 채 책상 앞에 앉아 몇 시간씩 보내는 경우도 많았다. 고심 끝에 김 씨는 첫째 아이가 다니는 인천 A초등학교 홈페이지에서 ‘찾아가는 학부모 상담’ 코너를 발견하고 용기를 내 9월 초 상담 신청을 했다.

김 씨는 “퇴근 후 집에 가면 오후 6시 반인데 남편과 함께 상담을 받고 싶다”는 글을 남겼다. 그리고 며칠 뒤 방문한 상담사에게 전문상담과 심리검사의 일종인 부모양육태도검사(MBTI)를 받았다.

전문 상담사는 자녀의 문제행동이 나타나기 시작한 시점의 가족관계 변화를 꼼꼼히 파악했다. 그리고 부모가 행복해 보이면 자녀도 행복하다고 느끼는 자녀의 심리상태와 자녀의 발달 과정을 김 씨 부부에게 알렸다. 또 자녀와의 대화법을 구체적으로 시연해 연습하게 하고 부부가 서로에게 신뢰를 갖고 공감하는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자녀에게 모델링이 돼 자녀의 친구 관계와 긍정적인 사회관계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렸다. 김 씨는 “전문 상담사의 교육을 통해 남편과 자녀에 대한 믿음과 존중이 자연스레 생기면서 장점을 보게 됐다”며 “서로를 격려하며 힘을 북돋워 주는 부모의 역할을 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의 찾아가는 학부모 상담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10월부터 상담을 희망하는 학교나 단체를 방문해 학부모들을 상대로 집단상담을 벌이고 있다.

상담사와 자원봉사자 5, 6명이 월 4회 2시간씩 8시간에 걸쳐 상담을 한다. 다시 보는 나와 우리 가족, 자녀 이해하기, 자녀의 자율성 키우기와 갈등 해결하기, 자녀의 힘 북돋우기 등의 내용으로 이뤄진다. 특히 학부모가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이뤄지는 집단 상담의 경우 서로의 고충을 털어놓으며 공감하고 위로하는 등 상담의 의미를 높이고 있다.

유치원 학부모 프로그램(자녀와 소통하는 부모)은 ‘나와 우리 가족’ ‘경청과 공감’ ‘감정 코칭’으로 나눠 열린다. 초중학교 프로그램(자녀와 함께 성장하는 부모)은 ‘다시 보는 나와 우리 가족’ ‘자녀 이해하기’ ‘자녀의 자율성 키워주기’ ‘자녀와의 갈등 해결하기’ ‘자녀의 힘 북돋우기’ 등으로 진행된다. 학부모지원센터 및 상담센터에서 이뤄진 상담 외에 찾아가는 학부모 상담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216회에 1748명의 학부모가 참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시교육청은 현재 본청과 지역 교육지원청 5곳에 학부모지원센터를 설치하고 학부모 상담 표준 매뉴얼을 개발해 운용하고 있다. 시교육청 학부모정책팀 이재성 주무관은 “방문 상담에 대한 호응이 좋아 백령도에서는 상담사 배치를 요청할 정도”라며 “찾아가는 상담을 통해 자녀교육의 문제점은 물론이고 학부모 시각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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