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별 일반계 고교 평가]수준별 수업으로 ‘공포’ 줄여… 은광-대광여고 지역 1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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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특구 위력… 서울 강남3구-양천, 대구 수성-달서구 톱10 휩쓸어
비평준화 우세… 경기 상위 10곳 싹쓸이, 충북-경남은 6곳 차지

제주 학력 1위 신성여고 제주도에서 학력수준 1위를 차지한 신성여고. 신성여고는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전 영역 표준점수 전국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사진은 지난해 김성룡 교사와 3학년 학생들이 수능에서 선전을 다짐하는 모습. 동아일보DB
제주 학력 1위 신성여고 제주도에서 학력수준 1위를 차지한 신성여고. 신성여고는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전 영역 표준점수 전국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사진은 지난해 김성룡 교사와 3학년 학생들이 수능에서 선전을 다짐하는 모습. 동아일보DB
교육특구, 수준별 수업, 여고, 기숙사 운영. 동아일보의 전국 고교평가에서 학력수준 우수학교로 뽑힌 곳의 공통점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 3등급 이내 학생 비율,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보통’ 이상 학생 비율, 4년제 대학 진학률을 중심으로 학력수준을 비교했더니 시도별 1위는 여학교가 7곳으로 남고(2곳)보다 많았다. 특히 서울은 상위 10개 학교 중 남녀공학인 한가람고를 빼고는 9개교가 모두 여고였다.

○ 시도에서도 편차 심해


학력수준 상위 10개교를 시도별로 보면 평준화 지역의 경우 소득수준이 높고 유명 학원이 많은 교육특구가 대부분이었다. 서울은 강남 4곳, 양천 3곳, 서초 2곳, 송파 1곳이고 대구는 수성 8곳, 달서 2곳에 집중됐다.

평준화와 비평준화가 섞여 있는 지역에서는 비평준화 지역의 학력이 우수했다. 경기도의 상위 10개교 중 평준화 지역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충북은 1위 한국교원대부고 등 6개, 경남도 1위 거창대성고를 비롯해 6개가 비평준화 지역에 있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이사는 “비평준화 지역은 고입선발고사 등으로 처음부터 학력 경쟁이 심할 수밖에 없다. 반면에 평준화 지역에서는 우수학생이 특목고로 쏠리면서 일반고의 학력이 열세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시도별 학력수준 10위 이내의 학교를 모으면 남고와 여고는 62개씩으로 같았다. 그러나 1위 학교만 뽑으면 서울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전북 제주 등 7개 지역에서 ‘여고 우세’ 현상이 뚜렷했다. 남고가 1위인 지역은 강원과 경남뿐이었다. 친구나 게임에 더 신경을 쓰는 남학생에 비해 여학생들은 차분하고 집중력이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 수준별 수업이 좋은 영향


학력수준이 좋은 학교는 수준별 수업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서울 은광여고는 영어와 수학을 상중하로 나눠 가르친다. 1학년은 상-중-하-하하 반으로 나눈다. 임도명 교장은 “못하는 학생들이 아예 공부를 포기하지 않도록 기초적인 것부터 가르친다”고 했다.

광주 대광여고는 전교생의 99%가 학원에 가지 않는데도 학력수준이 1위였다. 이창호 교장은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은 2개월마다 시험 성적을 합산해 심화 보통 기본과정을 운영한다”며 “방과후학교도 교사 설명이 위주인 그룹과 학생들이 모의고사 문제를 풀어오면 틀린 문제 위주로 진도를 나가는 그룹으로 나눈다”고 했다.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기초수준에 미달하는 학생이 적은 이유다.

기숙사형 학교의 학력도 높은 편이었다. 전북 전주기전여고는 상위 30% 중 희망하는 학생과 일부 배려 학생 등 64명만 들어가는 기숙사를 운영한다. 장인균 교감은 “전주시내 일반계고 중 보충수업 시수가 제일 적지만 자율학습 등 학생들에게 스스로 공부할 시간을 많이 준다”고 했다.

교육과학기술부 지정 기숙형학교인 전남 능주고의 양동현 교장은 “기숙사에서는 1, 2학년도 3학년과 동일한 일정에 따라 공부하므로 대학 진학을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사감과 생활관운영부장이 밀착 지도를 한다”고 말했다.
▼ 교육여건-평판 상위 10위에 사립이 76%… 국립은 ‘0’ ▼

동아일보는 학력 중심 평가로는 학교의 종합 수준을 알 수 없다고 판단해 교육여건과 평판도를 평가 지표에 넣었다.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4년제 대학 진학률 결과가 좋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학교는 아니라고 자문단이 지적했기 때문이다.

분석 결과 학력수준은 약간 낮아도 교육여건과 평판도가 높아 종합순위가 올라간 학교가 있었다. 강원 강릉명륜고는 학력수준만으로는 16위지만 교육여건과 평판도에서 1위를 차지해 종합순위 3위에 올랐다.

대구 효성여고도 학력수준만으로는 17위지만 교육여건과 평판도(5위) 덕분에 종합순위가 9위였다. 두 학교는 모두 학생 1인당 교육비 및 도서관 장서 수, 장학금과 학교폭력 심의건수, 평판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학력수준은 1위지만 교육여건과 평판도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종합순위가 떨어진 학교도 있었다. 대전의 대전둔산여고는 교육여건과 평판도가 33위를 기록해 종합순위가 9위에 그쳤다. 전남 능주고도 교육여건과 평판도(38위) 때문에 학력수준 3위인 창평고에 종합순위 1위 자리를 내줬다.

16개 시도별 교육여건과 평판도 상위 10위 이내(중복 포함 202개)는 사립이 76%(154개)로 압도적이었다. 공립은 48개, 국립은 0개였다. 사립학교들은 학생 1인당 교육비, 장학금, 도서관 장서 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1인당 장학금은 대부분 만점(5점)을 받았다. 충북 충원고와 전북 군산제일고가 각각 2점과 3점, 경기 분당대진고와 경남 거창고, 부산 개금고가 4점을 받았을 뿐이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시도별 고교평가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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