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맞춤법 공부 좀 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국어능력시험 5년치 분석
성인 실력, 초중생보다 낮아

문제, 다음 중 표준어인 것은?

‘자그마치/자그만치’ ‘추스르고/추스리고’ ‘믿어지지/믿겨지지’ ‘앳된/애띤’

정답은 모두 앞 단어다. 국어능력인증시험(TOKL)에 나온 이 문제에서 중학생 이하 응시자 61%가 정답을 골랐지만 대학생은 47%, 대졸자는 45%에 불과했다. 이처럼 대학생 이상 성인들이 초중학생보다 표준어나 맞춤법에 더 서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언어문화연구원과 동아일보가 2007년부터 올해까지 시행된 5년간의 TOKL 성취도를 12일 분석한 결과다. TOKL은 한국언어문화연구원이 2001년부터 시행해온 국가공인인증시험으로 대학 입시나 공공기관, 기업체 취업·승진 시험에 활용되고 있다. 시험 영역은 △어휘 △어문규정 △어법 △듣기 △읽기 △쓰기의 6가지이다.

성인 응시자들은 다른 영역에서는 중학생 이하보다 높은 성취도를 기록했으나 유독 어문규정에서 성취도 56.5%로, 중학생 이하 응시자(56.8%)보다 낮았다. 어문규정 영역에서는 표준어, 맞춤법, 표준발음법, 외래어표기법, 띄어쓰기와 관련된 문제가 출제된다.

전문가들은 학교교육을 떠나면 띄어쓰기나 맞춤법이 무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김원영 한국언어문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표준어 규정이 난해한 데다 너무 자주 바뀐다. 고교 졸업 이후에 계속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제대로 알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연령과 관계없이 전반적으로 응시자들이 가장 못하는 영역은 쓰기였다. 문장을 만드는 능력을 뜻하는 쓰기 영역의 성취도는 전체 평균보다 5∼12%포인트 낮았다. 쓰기는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의 실력차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영역이기도 하다. 김 선임연구원은 “교육 당국이 비중을 높이고 있는 서술형 평가가 수험생 능력을 정확히 측정하는 방법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