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16개보 중 첫 개방 ‘세종보’ 가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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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력발전소 - 어도 갖춘 호수 생겨… “발전량 과장… 벌써 퇴적물” 주장도
정부 “1만1000명 1년 사용량”… 환경단체 “갈수기 발전 못해”

25일 충남 연기군 남면과 금남면 사이를 흐르는 금강.

공사가 마무리 중인 첫마을아파트 단지 앞에 호수가 하나 생겼다.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건설된 전국 16개 보(洑) 가운데 24일 가장 먼저 일반인에게 개방된 세종보다.

이날 현장에서 본 세종보는 총연장 348m(고정보 125m·가동보 223m)에 높이 2.8∼4m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가동보에서 흐르는 물살은 무척 거셌다. 가동보 수문 옆에는 세종시를 상징하는 한글 자음과 측우기를 형상화한 고정보가 눈길을 끌었다. 또 세종보 바로 옆에는 인구 1만1000명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발전용량 2310kW(770kW 3기)의 소수력발전소가 이미 가동되고 있었다. 야간에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경관을 연출한다. 물고기들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자연형 어도도 있다. 금강보 둔치공원에서는 비둘기 등 새들이 날아다니는 모습도 목격됐다.

수질 악화, 환경 파괴 등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겉으로 보기엔 세종보를 중심으로 한 강변은 새롭게 탄생해 있었다.

28.8km의 자전거길과 산책로도 마무리되고 있었다. 인근에는 강산공원, 미호천 인공습지, 용호리 봄내공원, 월산리 한나래공원, 봉기리 한글공원, 마리나 선착장 등 친수공간 조성이 98% 정도 이뤄진 상태. 2009년 시작돼 올해 말까지 2177억 원을 들여 세종시를 관통하는 금강 13km와 미호천 4.3km 등 모두 17.3km 구간을 친환경 생태하천으로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세종보의 특징 중 하나는 퇴적물로 인한 수질 악화를 예방하는 시설. 대우건설 박태균 현장소장은 “수면정화 시설(폭기장치)로 고정보 전면부의 퇴적물이나 고인물의 순환을 유도할 수 있고 퇴적물이나 오염물질 등의 배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4대강 사업이 본격적으로 검증대에 오른 셈”이라며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강유역 환경단체로 구성된 ‘금강을 지키는 사람들’은 최근 성명을 내고 “금강정비사업지구에서도 준설선 기름 유출과 물고기 떼죽음, 왕흥사지 등 문화재보호구역 불법 훼손이 일어났다”며 “여름 우기가 지나면서 보 건설과 함께 준설이 대부분 끝났지만 10%가량이 벌써 퇴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세종보에 설치된 수력발전소에 대해서도 “(발표된) 발전량은 과대포장된 것으로 수위를 낮춰야 하는 우기 전과 갈수기에는 정상적인 발전이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세종보와 함께 금강사업지구에 설치된 백제보와 공주보는 다음 달 6일과 22일 각각 일반에 개방된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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