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금주송’ 부르다 보면 술 생각 사라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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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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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먹고 부었어요 ♬ 내 간! 내 간!∼♬”… 동대문구 음악치료 화제

2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동대문구청 강당에서 주민들이 북을 치고 노래를 부르며 금연 금주 교육을 받고 있다. 동대문구 제공
2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동대문구청 강당에서 주민들이 북을 치고 노래를 부르며 금연 금주 교육을 받고 있다. 동대문구 제공
“술 먹고 늘었어요. 주름! 주름! 술 먹고 부었어요. 내 간! 내 간!”

익숙한 멜로디가 처음 듣는 노랫말로 울려 퍼졌다. 이 노래의 정체는 인기 트로트곡 ‘땡벌’을 개사해 만든 ‘금주송’. 2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동대문구청 강당에 모인 지역 주민과 동대문구 직원 400여 명은 금주송에 이어 트로트곡 ‘샤방샤방’을 개사한 ‘금연송’도 함께 불렀다. ‘얼굴은 브이라인, 몸매는 에스라인’이라는 원래 가사 대신 ‘누런 이에 기침가래, 검은 폐엔 구멍 뽕뽕’을 붙인 금연송을 열창하는 이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했다.

안승준 동대문구 보건정책과장은 교육을 시작한 뒤 5분만 지나면 참가자들이 지루해하는 모습을 봐오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냈다. 군인과 노숙인을 대상으로 음악을 도입해 우울증 치료를 해오던 대한음악치료학회장 김군자 이화여대 교수에게 금연 금주 교육을 부탁한 것.

김 교수는 우선 참가자들을 무대 위로 올라오게 했다. 처음에는 머쓱해하던 이들이 힘껏 북을 치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김 교수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는 대신 노래를 부르고 악기를 연주하게 하는 게 이 교육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심리치료에 음악, 미술과 같은 예술을 접목한 사례는 많았다. 최근에는 모래놀이를 이용한 심리치료까지 등장했다. 성동구는 2007년부터 모래판 위에서 여러 가지 장난감을 가지고 자신의 심리를 표현하는 ‘모래놀이 교실’을 운영해 왔다. 모래가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는 사실에 착안해 모래를 직접 만지며 전문치료사와 상담사로부터 심리치료를 받게 했다. 지역 내 저소득층 가정은 무료로 참여할 수 있고 일반인은 1회 상담에 3만 원을 내면 된다.

강동구는 꽃꽂이 교육으로 심리치료를 하는 원예치료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한 달에 한 번씩 저소득층, 장애인과 같은 소외계층을 찾아가 식물이나 꽃으로 모양을 내는 토피어리에 대해 가르치며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의력 결핍 아동을 위한 미술치료와 놀이치료도 있다. 강남구는 동 주민센터에서 3∼17세 아동이 있는 가정을 대상으로 차상위 계층은 월 1만5000원, 구민에게는 월 15만 원을 받고 가족행복상담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청은 매달 15일까지다. 송파구도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를 위해 자동차 경기, 낚시놀이, 기차놀이 같은 치료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문의는 전화(02-431-0085)나 홈페이지(songpa.familynet.or.kr)를 통해 하면 된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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