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엽제 대책위 “캠프캐럴 주민 백혈병”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7일 11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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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관읍 주민 전체 건강영향 전수조사해야"

경북 칠곡 미군기지 '캠프 캐럴' 인근 지역 주민 사이에서 백혈병과 재생불량성빈혈 등의 건강 이상 사례가 확인됐다고 시민단체들이 주장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런 질병이 캠프 캐럴의 오염과 관련이 있다며 왜관읍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건강영향 전수조사와 캠프 캐럴 안팎에 대한 환경오염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주한미군 고엽제 등 환경범죄 진상 규명과 원상회복 촉구 국민대책회의(고엽제 대책위)는 17일 중구 정동 환경재단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체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은 지난 7월 13¤15일 캠프 캐럴 정문 인근 100~200m 이내에 있는 노출의심지역 두 곳의 주민 48명과 500m 이상 떨어진 대조지역 주민 10명 등 모두 58명(남성 25, 여성 33명)을 현지 조사한 결과, 헬기장 인근 마을에서 2명이 백혈병으로 사망했고 41구역 인근 마을에서는 백혈병과 재생불량성빈혈 환자가 각각 1명씩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암과 피부질환, 말초신경병, 중추신경 장애를 앓고 있다는 16명이 모두 노출 의심 지역 주민이고 손발 저림, 감각 둔화 등 신경계 질환 증상을 호소한 사람은 노출 의심 지역주민 62명, 대조 지역주민 5명이었다.

조사에 참여한 주영수 한림대 교수는 "조사 전 4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런 (심각한) 결과가 나오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특히 신경계 질환을 호소하는 주민의 수는 매우 유의미하다"고 말했다.

고엽제 대책위는 "불과 수 십 가구 밖에 되지 않는 캠프 캐럴 최근접 마을에서 백혈병과 재생불량성빈혈 등 4건의 조혈기계 악성질환이 발견된 것은 캠프 캐럴 위험요인들에 의한 것이 아닌지 인과적 관련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는 '중요한 소견'들"이라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캠프 캐럴 주변 전 지역에 대해 광범위한 환경오염조사가 필요하며, 환경오염으로 인한 왜관읍 주민의 건강영향에 대한 전수조사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기지 내 지하수에서 트리클로로에텐(TCE), 테트라클로로에텐(PCE) 등이 검출됐으나 한미합동조사단은 이것이 어디서 기인한 물질인지 확인되지 않았다는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며 "미국이 일방적으로 주도하고 스스로의 잘못을 은폐하기 위한 수단으로 운영하는 한미공동조사단에 대해 한국 국민은 더 이상 기대를 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환경부는 8월 초에 환경시료 분석 결과가 나오면 이를 근거로 주민들에대한 건강피해조사를 8일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지만 열흘이 넘게 지난 아직까지도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아 한국 정부의 무능력함에도 실망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왜관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건강 관련 역학 전수조사와 캠프 캐럴 기지 및 주변 환경오염에 대한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뒤 "시민사회단체의 대표, 주민대표, 주민추천 전문가들이 반드시 조사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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