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恨’ 잊은듯 얼굴엔 미소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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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학순 할머니 등 5명 흉상… 내일 廣州 나눔의 집서 제막식

일본군 위안부라는 한 맺힌 기억을 안고 살다 세상을 떠난 할머니들의 흉상이 제작됐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머물고 있는 경기 광주시 퇴촌면 원당리 나눔의 집은 광복 66주년을 맞아 이곳에 살다 세상을 떠난 김학순 강덕경 김순덕 문필기 박두리 할머니 등 5명의 생전 모습을 흉상으로 제작했다고 11일 밝혔다. 흉상은 가로 60cm, 세로 50cm, 높이 70cm 크기로 만들어졌다. 한복 저고리를 곱게 차려입은 모습으로 세상에서의 한을 모두 잊은 듯 편안하고 인자한 표정이 흉상 속에 담겼다.

흉상이 놓인 좌대에는 할머니들이 생전에 벌였던 대일(對日) 투쟁 활동이 생생하게 기록됐다. 김학순 할머니는 1991년 국내 처음으로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강덕경 김순덕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의 한과 고통을 그림으로 남겼다. 문필기 할머니는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증언활동을 펼쳐 2000년 국제인권변호인단 인권상을 받았다. 박두리 할머니는 2000년 일본에 공식 사과와 배상을 청구하는 원고인단에 참가했다.

할머니들의 흉상은 여성가족부 공동협력사업 기금을 지원받아 조각가 이행균 씨(46)와 안치홍 씨(42)가 만들었다. 1997년부터 나눔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펼쳐온 두 작가는 생전에 찍어놓은 사진을 바탕으로 흉상을 제작했다. 안 씨는 “과거의 아픈 모습을 표현하면 할머니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편안한 모습으로 표현했다”며 “할머니들의 영혼을 추모하는 의미를 작품에 반영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나눔의 집은 13일 오전에 열리는 광복 66주년 및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개관 13주년 기념식 때 흉상 제막식을 연다.

광주=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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