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의 관문, 마곡]<上>말레이시아 관광관문 ‘푸트라자야’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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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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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시티’가 年200만 찾는 ‘관광시티’로

인공호수 변에서 바라본 푸트라자야. 왼쪽에 보이는 다리는 총리 집무실과 정부 건물들이 들어선 메인도로를 연결하는 다리다. 오른쪽으로 현재 진행 중인 5성급 호텔 공사 현장이 보인다. 푸트라자야=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인공호수 변에서 바라본 푸트라자야. 왼쪽에 보이는 다리는 총리 집무실과 정부 건물들이 들어선 메인도로를 연결하는 다리다. 오른쪽으로 현재 진행 중인 5성급 호텔 공사 현장이 보인다. 푸트라자야=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 서울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대규모 미개발지인 강서구 마곡지구. 미래형 신도시를 목표로 2005년 개발사업 구상을 시작한 지 벌써 6년이 지났다. 336만 m²(약 101만6000평) 규모의 광활한 터에 첨단 바이오산업 지구, 국제업무지구를 비롯해 주택 1만여 채가 들어서는 이곳은 호수와 육상공원 등 워터프런트(수변 공간)가 조성돼 서울지역 관광과 산업을 책임지는 ‘관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2014년 제 모습을 드러낼 마곡지구가 지향해야 할 미래를 유럽과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관문 도시에서 찾아본다. 》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아래 말레이시아 푸트라자야 시내 호숫가에는 더위를 식히려는 관광객과 요트를 즐기는 이들로 가득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의 2배가 넘는 45.7km² 규모의 용지에 들어선 말레이시아 중앙정부 건물들은 하나같이 예술적 감각의 디자인을 자랑하고 있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9조7200억 원을 들여 조성한 ‘계획 행정도시’ 푸트라자야는 대표적인 관광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관광 관문’ 도시로 자리 잡은 푸트라자야를 16일 찾았다.

○ 세 마리 토끼를 한 번에

푸트라자야는 1993년 말레이시아 연방정부가 이곳으로 이전을 결정하면서 개발 계획이 시작됐다. 이듬해 ‘가든시티’ 콘셉트로 전체 도시면적의 39%를 녹지공간으로 배치하고 399만3000m²(약 121만 평) 규모의 대규모 인공호수와 198만 m²(약 60만 평)의 인공습지를 개발했다. 절제된 디자인 콘셉트를 바탕으로 하는 마스터플랜 아래 도시는 차츰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1996년 착공에 들어간 지 14년 만인 지난해 완공됐다.

애초 이곳은 팜오일(야자유)과 고무를 생산하던 녹지 공간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말레이시아의 대표적인 행정 및 관광도시로 태어났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만 매년 220만 명에 이른다. 행정중심도시로 개발을 시작해 17개 부처 50곳 이상의 관공서가 수도에서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첫걸음은 행정도시로 시작했지만 푸트라자야는 현재 관광도시로 각광받고 있다. 인공호수 건설을 통해 38km에 이르는 긴 수변공간을 조성하고 자연습지를 생태계 체험 활동에 활용한다. 호수에서는 요트와 수상스키 등 레저활동을 즐길 수 있고 수상버스와 유람선이 떠다닌다. 습지는 호수로 흘러드는 물의 자연정화기능을 담당하는 동시에 희귀종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계획도시답게 잘 정돈된 거리의 풍경과 독특한 건물의 디자인은 관광객의 탄성을 자아낸다. 거대한 이슬람사원 같은 모양의 총리 집무실과 고급호텔처럼 보이는 재정경제부 건물은 푸트라자야를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푸트라자야를 관통하는 인공호수와 물줄기 위에는 다양한 디자인의 다리 8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길거리에는 어지러운 표지판과 신호등 대신 물결을 연상시키는 곡선 모양의 간결한 신호등과 표지판이 서 있다.

○ 쿠알라룸푸르로 이어지는 역할

푸트라자야는 현재 상업지구에 대한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상업지구로 분류된 340만 m²(약 103만300평)의 용지 중 43만 m²(약 13만300평)만 개발이 완료돼 12% 정도만이 진행된 셈. 현재 공사 중인 5성급 호텔 2개와 대형쇼핑센터 등이 들어서면 관광객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쿠알라룸푸르에서 남쪽으로 25km,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세팡공항)으로부터 북쪽으로 20km 떨어진 지역에 있어 양쪽 방향에서 모두 차량으로 30분 정도면 도달할 수 있는 지리적인 이점도 관광객에게 매력적이다. 공항을 통해 입국해 푸트라자야와 쿠알라룸푸르를 한 번에 둘러볼 수 있다.

익스트림스포츠 마니아를 위해 조성해 놓은 인공 암벽과 스케이트보드 공원, 산악자전거 전용코스 등은 젊은층에게 인기다. 또 수상폴로, 카누 등 수상스포츠를 즐길 수 있고 모래사장까지 있어 관광객에겐 원스톱 휴양지로 각광받고 있다. 푸트라자야 도시계획을 담당한 아자르 빈 오트만 푸트라자야특별청 기획관은 “푸트라자야는 세심한 부분까지 하나의 마스터플랜 아래 철저하게 계획한 도시”라며 “은은한 야간 간접 조명을 모든 건물에 비춘 것도 관광객을 위한 배려”라고 말했다.  
▼ 푸트라자야의 미래 “상업지구 조성 마치면 수변도시 관광객 늘것” ▼

“평소 밤만 되면 거리가 텅 비어 마치 유령 도시에 온 듯한 착각이 들 때가 있지만 수년 내 이곳은 발 디딜 틈조차 없이 북적댈 겁니다.”

17일 밤 말레이시아 푸트라자야 중심거리에서 열린 야시장을 찾은 쉐진 나디르 씨(39)는 미래에 대한 이곳의 청사진을 밝게 그렸다. 공공기관 건물만 들어서 있어 이날 거리에는 돌아다니는 사람을 거의 찾을 수 없었다. 실제로 푸트라자야에는 아직 관광객을 대규모로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이곳을 찾는 이들은 대부분 30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쿠알라룸푸르에서 묵고 있다. 이 때문에 관광객은 당일치기 일정으로 푸트라자야를 방문한다. 하지만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업지구 조성이 완료돼 숙박시설이 늘어나면 이곳의 밤거리 역시 덩달아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레 ‘실패한 계획도시’라는 꼬리표 역시 떨어질 것으로 말레이시아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2009년부터 열린 ‘플로리아 푸트라자야’ 꽃축제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드래건 보트 축제’, 수상스키 월드컵 등 관광객을 끌어 모을 수 있는 각종 축제가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다. 세계적 규모의 컨벤션센터에서는 각종 회의가 개최되고 있어 푸트라자야를 찾는 이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아자르 자이날 푸트라자야 특별청 홍보기획관은 “푸트라자야는 녹지공간이 어우러진 수변 도시”라며 “향후 500만 명 이상이 찾는 대표적 관광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트라자야=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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