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다모’ 되려면…키 150cm 넘고 쌀 30kg 번쩍 들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일 16시 22분


코멘트
조선시대 '다모'가 되려면 신장이 150cm를 넘어야 하고, 30kg짜리 쌀가마니를 번쩍 들 정도로 힘이 있어야 했다. '다모'는 관가에서 차 심부름을 하던 관비였으나 조선 중기 이후엔 의금부, 형조, 포도청에서 '여형사'로도 일했다.

서울 동작구 대방동의 여성사전시관에서 11월 말까지 운영하는 청소년 창의적 체험교육 프로그램 '옛날 여성들은 어떤 일을 하고 살았을까'에서는 이같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이야기에 따르면 다모는 키가 5척 이상 되고 쌀 다섯말을 번쩍 들고 막걸리 세 사발을 한번에 마실 수 있어야 했다. 5척은 150cm가 조금 넘는 신장. 쌀 다섯 말은 30kg 정도다.

일제시대 버스에서 안내를 맡았던 '버스걸'은 고된 노동으로 생계비를 보탰다. 하루 10시간을 근무했으며 20원(쌀 두세 가마 값) 정도의 월급을 받았다.

여성들이 의병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한 이야기도 나온다. 최초의 여성의병으로 알려진 윤희순(1860~1935)은 직접 군사훈련에 참여하면서 '아무리 여자인들 나라사랑 모를쏘냐, 아무리 남녀가 유별한들 나라 없이 소용 있나'라는 내용을 담은 '안사람의 병가'를 지어 여성의병 운동을 이끌었다.

통계에 따르면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의 경우 '일하는 여성'은 330만 명이었으며 이들 중 대다수는 공장에 취직하거나 서비스직에 종사해야 했다.

학교교육과 해외 유학을 통해 새로운 사상을 받아들인 소수의 인텔리 여성들이 교사 성악가 화가 무용가 소설가 등 전문직에 진출해 직업의 지평을 넓혀 나갔다. 이 시기 '최초'를 기록한 여성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이번 프로그램의 특징이다.

일본 조선총독부가 제작한 '월하의 맹세'에 출연하면서 널리 알려진 이월화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배우로 꼽힌다. 이월화뿐 아니라 최초의 여의사였던 박에스더, 최초의 여성 화가 나혜석 등에 관한 신문기사와 사진 자료 등을 볼 수 있다.

청소년들이 역사속 여성들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미래 직업을 구상하도록 한다는 게 프로그램 기획의도다. 중 고교 학급 또는 동아리 단위로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공휴일 제외) 중 2시간 동안 진행된다. 교육을 원하는 학교는 여성사전시관(http://eherstory.mogef.go.kr, 02-824-3085)으로 신청하면 된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