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통제시스템 ‘게릴라성 폭우’ 대비 40년만에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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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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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대별 대응→유역별 대응… 100년만의 폭우도 막아낸다

기후변화로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함에 따라 우리나라 홍수통제시스템이 40년 만에 전면 개편된다.

6일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의 세부유역별로 강우량 및 지류·지천에서 흘러드는 유입량을 종합적으로 계산해 댐과 보(洑)의 수문을 열고 닫는 홍수통제시스템이 올해부터 가동된다. 중·하류지역의 국지성 집중호우로 지역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홍수에 대비하고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추가된 보와도 연계하기 위한 목적이다.

수공은 댐 하류 하천유역을 한강 76개, 낙동강 95개, 금강 47개, 영산강 32개 등으로 수계별 세부유역을 설정했다. 세부유역 안에서는 강의 본류와 지류·지천이 만나는 지점(하도)의 수위를 측정한다. 새 시스템은 세부유역별로 강우량이 자동 입력되자마자 지류·지천의 유입량을 포함한 본류의 수위와 유량을 즉각 계산한다.

수공은 이를 토대로 상류뿐만 아니라 중·하류에서도 강물이 한계수위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 조절이 필요한 댐이나 보의 수문을 개방한다. 수공은 “댐과 보를 연동해 운영하는 새 규정을 국내 전체 수계의 운영을 총괄하는 홍수통제소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1973년 소양강다목적댐이 준공된 이후 지금까지는 강 상류에서부터 불어난 물이 언제, 어느 지점을 통과하느냐는 시간대별 수위정보를 통해 차례로 댐의 수문을 조절했고 침수 예상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를 요청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최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자주 찾아오는 국지성 집중호우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수공은 4월 새 시스템을 활용해 2006년 7월 중부지방에 내습한 태풍 ‘에위니아’가 다시 왔다고 보고 모의훈련을 실시했다. 에위니아는 100년 만의 강우량인 487mm를 쏟아 부었다. 새 시스템을 적용한 결과 2006년보다 평균수위는 0.9m 내려갔고 충주조정지댐에서 팔당댐까지 물이 빠져나가는 시간도 최대 1시간 반 빨라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2003년 9월 남부지방을 강타한 태풍 ‘매미’도 새 시스템은 홍수경보를 주위보로 낮추는 대응능력을 보여줬다. 안동조정지댐에서 하굿둑에 이르는 낙동강의 평균수위는 2.3m나 내려갔고 강물이 빠져나가는 시간도 최대 3시간이나 단축됐다.

이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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