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연리지박물관’ 가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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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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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다른 나무가 한몸된 다양한 작품 120여점 전시

부산 동래구 온천1동 옛 온천극장 맞은편 2층에 문을 연 연리지박물관에 전시된 연리지. HCN부산방송 제공
부산 동래구 온천1동 옛 온천극장 맞은편 2층에 문을 연 연리지박물관에 전시된 연리지. HCN부산방송 제공
‘연리지(連理枝)박물관을 아시나요.’ 연리지는 각각 다른 나뭇가지가 자라면서 한 가지로 합쳐 한 몸으로 살아가는 나무를 말한다. 아름다운 부부와 연인들의 사랑을 일컬어 연리지부부, 연리지사랑이라고 한다. 최근 들어 이혼율이 높아지자 변치 않는 사랑을 지키고 가꾸자는 뜻에서 지난달 부산에 연리지박물관이 등장했다. 부산 동래구 온천1동 농심호텔 입구 옛 온천극장 맞은편 2층 120m²(약 36평)가 그곳. 실내에서 연리지를 감상할 수 있는 전국 유일의 민간 박물관이다.

연리지로 유명한 곳은 경북 청도군 운문면 운문호 근처와 충북 괴산군 청천면 송면리(소나무), 충남 보령시 오천면 외연도(동백나무) 등 3곳이다. 실외에서 살아있는 나무를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연리지박물관에서는 생명은 다했지만 한 몸으로 사랑법을 가르쳐 주는 마른 연리지 12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살아있는 관상수는 6그루밖에 없다. 사람 손바닥만 한 것에서부터 성인 키보다 큰 것까지 크기도 다양하다. 부산 금정산 고단봉 근처에서 구한 소나무 가지, 경남 양산 신불산에서 수집한 진달래 뿌리, 물푸레나무, 단풍나무 등 종류도 가지가지다. 뒤에서 밀어주고 앞에서 끌어주는 형태, 서로 꼭 껴안고 있는 모습, 다정스럽게 손을 내밀고 있는 모습 등 모양도 한결같이 정겹다.

권기철 연리지박물관장(51)은 7년 전 경북 청송 주왕산에서 등산을 하다 지팡이 나무막대기를 구하던 중 참나무 연리지를 발견하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큰 줄기가 맞닿으면 연리목(連理木·부부사랑)이 되고 가지가 맞닿으면 연리지(연인사랑), 뿌리가 맞닿으면 연리근(連理根·부모와 자식 간 사랑)이 된다는 사실도 알았다. 이후 전국을 돌며 연리지 수집에 나섰다.

박물관을 찾으면 연리지를 통해 마음의 공유공간을 음미해 볼 수 있다. 권 씨는 부인 곽혜숙 씨(51)와 함께 박물관 개관 이후 매주 3, 4일씩 부산도시철도 1호선 동래역, 부산대역, 노포동역, 연산역 등을 돌며 사진족자 및 실물 전시회도 열고 있다. 판매 수익금으로 ‘연리지 부부대상’(가칭)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권 씨 부부는 “이혼율을 낮추고, 가족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박물관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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