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드 경북]김관용 경북도지사, 2006년부터 낙동강 살리기 프로젝트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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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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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은 절박한 생존의 문제
다시 살려내 더 나은 ‘영남의 젖줄’ 만들자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관용 경북도지사
민선4기 단체장 취임식이 열리던 2006년 7월 3일 경북도청 마당. 취임사를 읽던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낙동강을 다시 태어나게 해야 한다”는 부분을 특별히 강조했다. ‘영남의 젖줄’로 불리는 낙동강이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다는 진단이었다.

그러나 김 지사의 이런 걱정은 그때만 해도 별로 주목 받지 못했다. 홍수와 가뭄이 반복되면서 낙동강 수량이 들쭉날쭉해지고 재해로 주민들이 목숨을 잃어도, 퇴적토가 쌓여 곳곳이 도랑처럼 바뀌면서 물길이 끊어져도 ‘그냥 낙동강이려니’ 하는 무덤덤한 분위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의 낙동강 걱정은 곧 ‘낙동강 프로젝트’를 통해 구체적인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6년이 지난 지금 낙동강을 중심으로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됐다.

김 지사가 “낙동강을 이대로 두면 절대 안 된다”며 앞장 서 외친 것은 절박한 생존의 문제로 확신했기 때문이다. 최근 만난 김 지사는 이에 대한 생각이 더 분명했다.

“구미시장을 하면서 낙동강 문제를 깊이 고민하게 됐습니다. 늘 낙동강을 보니까 더 절실했죠. 구미국가공단이 수십 년 동안 우리 수출을 이끌었습니다. 공단을 끼고 흐르는 낙동강이 없었다면 공업용수를 확보하지 못하죠. 그런데 이런 강이 해마다 약골(弱骨)로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큰일이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김관용 경북지사가 본보 인터뷰에서 쓴 글씨. 새로운 낙동강에 대한 의지를 담았다.
김관용 경북지사가 본보 인터뷰에서 쓴 글씨. 새로운 낙동강에 대한 의지를 담았다.
김 지사는 “낙동강을 보면서 성장하지 않았다면, 구미시장을 하지 않았다면, 저 역시 낙동강을 다시 태어나게 해야 한다고 누군가 외치면 엉뚱하게 느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 경북도를 넘어 정부 정책으로 확대된 데 대해 정말 행운이라고 했다.

그는 “낙동강 살리기는 이제 첫 단추를 제대로 끼웠을 뿐”이라면서 낙동강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확신을 들려줬다. 개인적 신념이 아니라 삶과 생존, 즉 그가 입에 달고 다니는 ‘먹고 사는 문제’라는 것이다.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든지 쉬든지 음식을 조절하든지 하여간 무슨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강의 역할은 복합적이지만 지난 10년 동안 낙동강 경북 구간에서 발생한 자연재해로 주민 98명이 목숨을 잃었어요. 피해복구비만 5조 원가량 들었습니다. 문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된다는 데 있습니다. 기술과 예산이 절대 부족할 때는 체념할 수밖에 없겠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얼마든지 근본적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강의 부가가치를 훨씬 높일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 지사는 “이전에는 속수무책으로 목숨을 잃었던 질병도 지금은 의료수준이 높아져 건강을 되찾아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 않느냐”며 “낙동강도 생명체이므로 뭐가 문제인지 진단해서 처방하고 살아나도록 해서 더 나은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은 사람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낙동강에 대한 김 지사의 끈기와 맷집은 경북도를 이끄는 심장이다. 수도권에 비해 기반이 부족하지만 투자 유치에 거인(巨人) 같은 실력을 발휘하고 이를 토대로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원자력을 바탕으로 동해안을 신에너지단지로 바꾸고 수십 년 표류하던 경북도청 이전 문제를 매듭 짓는 등 모든 정책이 바로 낙동강 살리기 정신과 닿아 있다.

김 지사는 “낙동강 살리기가 마무리되면 한강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풍성한 결실을 안겨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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