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번영시대Ⅰ]사·통·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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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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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신항 컨테이너 야적장 전경
부산신항 컨테이너 야적장 전경
■ 땅 ■ 지난해 12월 14일 부산 가덕도와 경남 거제를 잇는 거가대로가 개통된 이후 부산과 경남에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상생(相生), 공동번영의 기운이 그것이다. 개통 이후 10일 현재까지 거가대교 이용차량은 총 112만8683대. 개통 이후부터 신정연휴 동안 거제 주요 관광지를 찾은 관광객은 32만2625명.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93%가 증가했다. 거제에서는 ‘부딪히는 게 사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음식점과 숙박업소 등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부산에도 변화가 피부로 느껴진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광복점 등 4개점의 거제·통영지역 고객은 개통 전과 비교해 2.8배 늘었다. 신세계 센텀시티도 거제·통영지역 구매 고객은 2.7배, 매출액은 2.4배 증가했다. 서면일대 병원들은 요즘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원도심 중구 광복동과 남포동 등도 되살아나고 있다.

■ 바다 ■ 부산에서 거제 쪽 거가대로 입구 좌측 가덕도와 진해 웅동을 끼고 ‘ㄷ’자형 항만이 바다를 품고 있다. 부두 안벽 길이만 11km에 달하는 부산신항. 2015년까지 30개 선석(船席)이 들어서 세계 5위항만으로 위용을 갖춘다. 현재는 18개 선석이 운영 중. 건설과 운영을 동시에 하지만 지난해 컨테이너 553만 개를 처리해 부산항 전체 물동량의 39%를 차지했다. 신항을 축으로 거가대로와 신항배후도로, 배후철도망이 사통팔달(四通八達)로 연결돼 허브항만 조건도 갖췄다. 공항만 들어서면 말 그대로 ‘왔다’다. 땅과 바다와 하늘이 하나 되는 꿈의 실크로드가 구축되는 것. 가덕도에 동남권 신공항이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수리조선단지와 유류중계기지, 선용품유통센터도 계획돼 있다. 배후용지에는 글로벌 물류기업들이 화물을 가공하거나 포장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 하늘 ■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가덕도 행정동 명칭은 천가동이다. 한자와 관계없이 한글로만 풀이하면 ‘하늘 길’. 혹자는 “선조들이 이곳에 공항이 들어설 것을 예견하고 이름을 짓지 않았겠느냐”며 우스갯소리를 한다. 부산에서는 가덕도 동남쪽 바다 위에 계획하고 있는 신공항이 다른 후보지보다 낫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김해공항보다 못한 곳이라면 안하는 것만 못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 가덕도 신공항 유치는 거가대로와 KTX, 부산신항 배후철도 등이 잇따라 개통되면서 부산에서 더욱 힘을 얻는 분위기다. 부산시는 부산 인근 거제와 통영, 양산, 김해 등을 중심으로 이런 분위기가 번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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