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경북 전체로 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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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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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이어 영양서도 ‘양성’… “방역망 치기도 전에 이미 감염”살처분 10만두 넘어서… 확산 우려 전국농민대회 연기요청

경북 영양군에서도 7일 구제역이 확인됐다. 지난달 29일 안동시에서 첫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안동을 벗어난 두 번째 사례다. 이날 오후에는 고령군에서도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방역당국은 이번 구제역이 자칫 경북지역 전체로 퍼질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6일 영양군 청기면 정족리의 한 한우농가로부터 구제역 의심 신고가 들어와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양성으로 판명됐다고 7일 밝혔다. 이 농장은 이번 구제역의 최초 발생지인 안동시 와룡면 서현양돈단지에서 27.1km 떨어진 곳에 있으며, 최근 이 농장의 한우 3마리가 혓바닥 궤양과 침흘림 등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였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구제역은 1, 2주의 잠복기를 거친 후 증상이 나타난다”며 “정부가 방역망을 치기 전에 이미 바이러스에 감염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가 안동 구제역을 인지하기도 전에 이미 구제역 바이러스가 영양까지 흘러들어왔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다른 경북지역에서도 구제역이 잇따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5일 경북 예천군에서 구제역이 확인되면서 처음으로 ‘안동존(zone)’이 뚫린 데 이어 7일 영양에서도 구제역이 확인되는 등 구제역 발생 지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수과원) 관계자는 “무엇보다 안동이 경북 생활권의 중심이라는 게 큰 문제”라며 “특히 봉화, 의성은 사실상 안동과 같은 생활권이기 때문에 주민 이동이 잦아 확산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일단 구제역 발생 농장과 반경 500m 내 가축들을 도살처분하고 반경 20km까지 방역망을 설치해 바이러스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7일 오전 8시 현재 도살처분 대상 소, 돼지는 총 10만4360마리로, 방역당국은 이 중 80%인 8만3690마리의 매몰을 완료했다. 또 경북지역 내 360곳에 이동통제초소를 설치해 사람 및 차량 등에 대한 소독작업을 벌이고 있다.

수과원 측은 “다른 지역으로의 구제역 확산을 막으려면 인근 지역 주민들이 이동할 때마다 이중 삼중으로 철저히 소독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특히 사료배달 등을 위해 이동할 때 축산 관계자들은 신발은 물론이고 차 밑바닥까지 꼼꼼히 소독해 달라”고 당부했다.

농식품부도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농어업 관련 단체에 공문을 보내 농민들이 모이는 행사와 토론회, 집회 등을 구제역이 종식될 때까지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8일 서울에서 예정돼 있는 전국농민대회의 경우 전국에서 3000여 명의 농민이 참석할 예정”이라며 “이를 계기로 구제역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퍼질 위험이 있어 주최 측에 행사 연기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한편 7일까지 들어온 43건의 구제역 신고 중 31건이 양성, 11건이 음성으로 판명 났고 1건은 확인 중이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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