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강원 지자체 제살 깎아먹는 특화사업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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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시군 건강-의료 몰리고 4개 시군은 관광 집중… “교통정리” 목소리

강원도 지방자치단체들이 추진 중인 사업이 중복되는 경우가 많아 예산 확보 차질은 물론이고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강원도가 중점 추진 중인 도내 18개 시군의 지역특화사업에는 4개 시군이 건강과 의료를 주제로 한 사업안을 내놓았다. 홍천군이 건강·휴양·레포츠 도시 조성을 내세웠고 동해시 생명건강체험단지, 정선군 종합휴양의료복합단지, 평창 강원생약단지 및 한방의료관광산업 육성이다. 원주시도 특화사업과 별도로 첨단의료·건강도시를 표방하고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춘천시 역시 홍천군과 함께 의약·바이오특화권역을 운영 중이다.

다른 시군의 특화사업도 대부분 관광에 집중돼 있어 차별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원주시는 치악산과 함께하는 원주천 경관 조성을, 화천군 평화생태 특구 조성, 횡성군 유현문화관광지 조성, 인제군 오토테마파크관광지 조성 등이다. 특히 1863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인제오토테마파크의 경우 태백시가 운영 중인 레이싱파크와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총사업비가 1조6361억 원으로 예상되는 지역특화사업은 민선 5기 도정이 역점 추진하는 시책이다. 시군별 특성을 활용해 다른 지역과의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한다는 취지지만 사업이 중복될 경우 기대효과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강원도 관계자는 “시군마다 사업내용이 모두 다를 필요는 없다”며 “이 정도로 사업이 겹친다고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특화사업 외에도 중복 추진되는 사업은 많다. 태백시가 석탄박물관과 소도광산체험촌을 운영 중인 상황에서 지난해 10월 영월 마차탄광문화촌이 문을 열었다. 여기에 인근 정선군 신동읍에 안광다리탄광마을 조성 공사와 고한읍 삼탄광산 아트밸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영월군이 118억 원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상동 숯마을은 규모는 작지만 인제군 북면 월학리 전통숯가마 마을과 중복된다.

이영주 강원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자체들의 아이템은 좋지만 이를 독자적으로 끌고나가는 데는 힘이 달릴 수도 있다”며 “중복되는 사업은 강원도가 나서 광역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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