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학년도 대입 수능]영역별 출제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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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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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 고차적 사고력 요구… 기본개념 충실해야 답보여

화끈한 응원 18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고등학생들이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러 학교로 들어가는 선배들을 향해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큰절을 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화끈한 응원 18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고등학생들이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러 학교로 들어가는 선배들을 향해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큰절을 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수험생들이 모든 과목에서 연계율을 직접 체감할 정도로 많은 문항이 EBS 교재를 바탕으로 출제됐다. 그러나 ‘속기 쉬운 오답’이 곳곳에 숨어 있어 지난해 수능보다는 조금 어렵다는 평이 우세했다. 수능 출제본부가 밝힌 ‘출제 기본 방향’을 토대로 올해 시험 경향을 짚어봤다.》

■ [언어]범교과적 소재 활용

올해 언어영역은 비문학 지문이 까다로웠다는 평이 많았다. 비문학 문제도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낯선 작품이 포한된 게 첫 번째 이유였다. 인문 지문에서는 중국 정(鄭)나라 재상 자산(子産)이 추진한 개혁에 대해 소개했고, 예술 지문은 철학적 미학과 체계이론 미학을 뮤지컬에 적용해 대조적으로 설명했다.

기술 지문은 배열·연결 리스트 등 컴퓨터 자료 구조를 다뤘다. 과학은 그레고리력으로 역법을 개혁하게 된 배경과 특성을 설명했으며, 언어 지문은 언어 변화로 단어 짜임새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를 소개했다.

채권 가격 결정 요인을 다룬 사회 지문도 나왔다. 출제본부는 “내용을 사실적으로 이해하고, 추론·비판하며, 창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지 평가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문학에서는 현대시 지문으로 윤동주 ‘자화상’, 고은 ‘선제리 아낙네들’, 김명인 ‘그 나무’가 나왔다. 현대 소설은 이호철 ‘나상’이 나왔고 고전 소설에서는 작자 미상인 ‘운영전’을 출제했다. 고전시가와 수필 복합 지문에서는 작자를 모르는 ‘상춘곡’, 김광욱 ‘율리유곡’, 박규수 ‘범희문회서도원림’을 다뤘다. 대부분 EBS 교재에서 다뤘던 글이다.

듣기에서는 이야기, 라디오 방송, 아빠와 딸의 대화, 토의 등 다양한 담화 형태가 등장했다. 쓰기에서는 종합적 사고력을 판단하기 위해 내용 생성, 조직, 표현하기, 고쳐 쓰기 등 각 쓰기 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문항을 안배했다. 어휘·어법은 알고 있는 지식을 적용하고 탐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알아보려고 했다.

전체적으로 폭넓고 다양한 언어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범교과적 소재를 활용했다는 게 출제본부 측 설명이다.
■ [수리]핵심원리 묻는 문제 많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9월 모의평가에서 수리 ‘가’형이 어려웠다는 수험생들의 반응을 고려해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및 6월 모의평가와 유사한 난도를 유지하려 했다고 밝혔다. ‘나’형도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조절했다는 게 평가원의 설명이었다.

출제본부는 ‘가’형은 쉬운 문제와 난도 중간 정도인 문제를 주축으로 구성하되 변별력 확보를 위해 기본 개념을 충실히 이해해야 풀 수 있도록 고차적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문제도 냈다고 밝혔다. ‘나’형에서는 기본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쉬운 문제와 중간 수준 문제를 많이 내려고 했다.

전체적으로 ‘가’, ‘나’형 모두 “복잡한 계산이나 훈련된 기술적 요소·공식을 단순하게 적용해 해결할 수 있는 문항보다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기본 개념을 충실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내도록 애썼다”는 것이 출제본부 측 설명이다. 문제풀이법보다 이해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 집합에서 서로 다른 두 원소를 곱해 나올 수 있는 값의 패턴 파악하기, 평행한 두 원판의 위치 관계를 이용해 평면에 생기는 그림자의 넓이 구하기 같은 문제는 기본 개념을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로 꼽힌다.

지수함수와 로그함수가 서로 역함수 관계라는 것을 이용해 좌표평면에서 세 곡선이 만나는 점의 특성 알아보기 등은 종합적 사고력을 측정하려는 문제였다.

또 생산량이 정규 분포를 이룬 상황에서 특정 근무 기간을 가진 직원의 하루 생산량이 일정량 이상 또는 이하가 될 확률을 묻는 문항처럼 실생활과 밀접한 개념과 원리, 법칙을 적용해 푸는 문제도 나왔다.
■ [외국어]까다로운 ‘빈칸 추론’ 늘어

외국어 영역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빈칸 추론’ 문제가 늘었다. 학생들이 가장 까다롭게 생각하는 문제 유형이다. 대신 학생들이 비교적 쉽게 푸는 ‘글의 분위기를 묻는 문제’가 줄었다.

듣기에서는 일상·학교·사회·문화 생활을 소재로 화자의 할 일, 심정 추론하기, 대화 장소 파악하기, 화자가 말한 목적 이해하기 등이 골고루 나왔다. 말하기에서는 다양한 상황을 소재로 그림 상황에 적절한 대화 찾기, 화자의 마지막 말에 대답하기, 상황에 적절한 응답하기 같은 문제가 나왔다.

독해 지문에서는 문학, 예술, 교육, 철학, 역사, 과학, 취미, 실용문 등 다양한 소재를 다뤘다. 문제로는 지칭어가 가리키는 내용 추론하기, 어법에 맞는 표현 찾기, 빈칸에 들어갈 단어·구·절 추론하기, 지문 내용에 근거한 사실 찾기, 글의 주제·요지·제목 추론하기 등이 나왔다.

쓰기에는 글 순서 적절히 배열하기, 문단 단위 지문을 문장으로 요약하기, 문장이 들어갈 적절한 곳 찾기 등의 형태로 문제를 출제했다. 대상 추론 문항을 담화 주제 추론 문항으로 대체한 것은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다.

출제본부는 “어휘 수준은 심화 선택과목 지문에서 빈도가 높은 어휘를 중심으로 출제했다. 정확한 영어 사용 능력을 평가하려고 어법 및 어휘 문항을 포함했다”며 “범교과적인 소재의 내용을 채택해 전반적인 읽기 능력을 측정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 [탐구]G20 관련 시사 문제도

출제본부는 “사회탐구는 ‘문제 해결을 위한 창의적 사고력’, 과학탐구는 ‘다양한 탐구 상황에서 측정 능력’을 평가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쉬운 문항부터 어려운 문항까지 고르게 출제하고 과목 간 난도를 비슷하게 유지하는 것도 주요 과제였다.

사회탐구에서는 주요 20개국(G20) 주요 의제인 각국의 경상수지 불균형 문제를 비롯해 시사적 소재를 활용하는 문제가 많았다. 또 역할갈등, 준거 집단, 일탈 행동처럼 일상생활에 내재된 사회학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지 묻는 문제도 여럿 나왔다.

새로운 문제 유형도 있었다. 2050년 인구 예측 피라미드를 통해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인식하고 그 대책을 묻는 문항이 대표적 사례였다.

과학탐구 역시 생활하수 처리 과정처럼 일상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상황을 소재로 과학 이론을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지 묻는 문제가 많이 나왔다. 또 과학계의 학문적 동향을 반영해 다양한 학문적 소재를 활용했다. 전자의 비전하 측정, 할로겐의 반응성 실험, 편광 현미경을 이용한 암석 박편 관찰 등 실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문제도 있었다. 표, 그림, 그래프, 삽화 등 다양한 형태로 문제를 구성한 것도 특징이다.

출제본부는 “쉬운 문제는 앞에 배치하고 어려운 문제를 뒤에 배치해 문항 풀이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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