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태화루 복원 100억 기부할 기업 어디 없나요”

  • Array
  • 입력 2010년 10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울산대공원, 태화강 십리대밭교, 태화강 전망대….’ 이들 시설물의 공통점은 울산에 연고가 있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기증했다는 것이다. 울산대공원은 SK에너지가 1000억 원을 들여 2006년 4월까지 울산 도심 364만6521m²(110만여 평)를 공원으로 조성해 울산시에 기증했다. 이 공원은 세계 조경가협회 아시아태평양지부가 지난해 조경계획 부문 대상으로 선정할 정도로 명품이다.

인도교인 태화강 십리대밭교(길이 125m, 너비 5m)는 경남은행이 51억 원을 들여 지난해 1월 개설했다. 태화강 전망대(높이 13m)는 1990년대 중반까지 태화강에서 물을 끌어 공업용수를 공급했던 취수탑을 한국수자원공사가 13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해 울산시에 기증했다. 대부분 ‘도시 품격을 한껏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공원과 시설물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사회공헌에 동참하는 기업이 없다. 대표적인 것이 태화루 복원사업이다. 경남 밀양 영남루, 진주 촉석루와 함께 영남 3루로 알려진 태화루는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 울산시는 시민 자긍심 고취와 정체성 회복을 위해 2007년부터 태화루 복원에 나섰다. 390억 원을 들여 태화루 터를 사들이고 건물을 철거한 뒤 다음 달까지 용지 조성을 마칠 예정이다.

기업체에서 100억 원을 기부받아 내년 3월 정면 7칸, 측면 4칸인 태화루를 착공해 2013년 12월 완공하기로 했다. 올 초부터 기업체들에 의사를 타진했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업에 부담을 준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울산 정신문화의 회복’으로 일컬어지는 태화루 복원사업에 울산에서 공장을 경영하며 이윤을 남기는 기업이 참여한다면 의미는 더 커진다. 울산대공원 등 ‘기업이윤의 사회 환원’을 통해 “공해는 울산에 남기고 돈은 서울로 가져간다”는 울산시민의 피해의식이 상당히 누그러진 사실을 기업들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