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춥다”…기상달력 제작 충남대교수 예측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31일 10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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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만든 기상달력에는 올해 가을이 일찍 추워지는 것으로 나오네요. 9월 이후에는 온도 변화가 심한 가운데 예상보다 기온이 낮을 거예요."

최근 불볕더위와 폭우가 반복되는 기상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원자력을 전공한 공대 교수가 동양 사상을 바탕으로 한 기상달력을 만들고 있어 화제다.

31일 충남대에 따르면 환경공학과 장동순(58) 교수는 2004년부터 동양의 절기 이론을 이용해 1년 치 날씨를 예측한 달력을 펴내고 있다.

2003년 충남도청의 의뢰로 달력을 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장 교수는 '5운(運) 6기(氣) 이론'을 재해석해 황사와 장마, 태풍, 폭설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기상 현상을 예측하고 있다.

그는 주역을 바탕으로 한 한의학 경전인 '황제내경(黃帝內經)'에 나온 운기이론을 활용, 운과 기의 조합에 따라 계절을 나눈다.

장 교수는 "과학적 상식으로는 태양의 고도와 거리가 일정한 춘분에는 매년 똑같은 기상이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동양 절기이론으로는 더운 봄과 추운 봄, 건조한 봄, 비가 많은 봄, 꽃이 일찍 피는 봄 등 해마다 다르다. 기상달력은 수 천 년 내려온 조상의 지혜를 풀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장 교수는 전산열 유체학 연구가 본업인 과학자다.

20년 전 건강이 나빠져 민간요법 전문가를 찾았다가 동양의학에 매료되면서 운기이론에 관심을 두게 됐다.

장 교수는 "운기이론은 일관된 법칙이 있는 과학으로 그동안 일반화하지 못해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며 "운기 이론에 온난화 등 인공적 요인을 결합,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상을 예측한다. 예측 정확도는 인공적 요인과 자연의 주기가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장마다운 장마가 없고 늦은 장마가 올 것으로 예측했는데, 실제로 기상청에서는 장마가 끝났다고 했지만 8월 중, 하순에 구질구질하게 비가 왔다"며 "최근 들어 서해안의 폭설과 폭우도 온난화 때문에 서해 바다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수증기가 많아졌고, 북쪽에서 찬 기단이 내려오기만 하면 폭설 폭우로 변한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올해 기상의 특징은 마치 뿜어내는 듯한 눈과 비인데, 이것을 예측하는 것이 너무 어려워 달력 발행을 포기했을 정도"라면서도 "농사일이나 산림행정 등을 펴는 공무원들이 요청하면 개인적으로 달력을 보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기상 예측을 미신화하는 시선이 안타깝다"면서도 "2명의 제자가 운기이론을 활용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을 정도로 학문적 영역에서도 인정받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기상청이 '9월에는 고온 현상이 나타나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9~11월 기상 전망을 한 것과는 달리 장 교수는 '평년보다 온도가 낮아져 일찍 추워질 것'으로 보고 있어, 과연 누구의 예측이 옳을지 관심이 쏠린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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