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홍규, 원래 금도장 로비로 유명”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24일 0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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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새(國璽)를 제작한 뒤 남은 금을 횡령해 정·관계 인사에게 금도장을 만들어 로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민홍규 전 국새제작단장에 대해 "원래 금도장을 만들어 로비하는 것으로 유명했던 사람"이란 증언이 나왔다고 조선일보가 24일 보도했다.

2006년 말 정부의 '국새모형 심사위원회'에서 심사를 맡았던 10명에 포함됐던 A씨는 23일 조선일보와 가진 통화에서 "민 씨가 2004년 서울시에 무형문화재(옥새 전각장) 신청을 했을 때 직접 민 씨 공방에 가봤는데 당시 서울시 문화재위원과 교수들 이름이 새겨진 금도장들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A씨는 "민 씨가 2004년 서울시에 무형문화재 신청을 하면서 옥새와 관련해 제출한 서류에 적힌 내용 등도 전통적 방법과는 전혀 다른 '픽션'이었다"고 전했다.

문제가 된 제4대 국새를 제작했던 시기보다는 3년 정도 앞서 벌어진 일이지만 국새 제작 기간에도 금도장을 만들어 로비했을 개연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민 씨의 횡령 의혹을 제기했던 국새제작단원 이창수(46) 씨는 "국새 제작 기간에 만든 로비용 금도장은 총 13개였지만 민 씨와 함께 작업해온 8년 가까운 시간에 만든 도장은 35개에 이른다"고 말했다.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는 2006년 11월 초 전 국민을 상대로 국새 모형을 공모했으며, 이 공모에서 우수한 작품을 뽑기 위해 인뉴(손잡이)와 인문(글자체)에 각각 5명씩 총 10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국새모형 심사위원회'를 만들었다.

인뉴(손잡이) 부문 심사위원이던 B씨는 "나는 다른 (국새 모형) 작품에 최고점을 줬는데 나중에 인뉴뿐 아니라 인문 부문까지 모두 민 씨 작품이 당선된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위원들은 민 씨가 어쨌든 실력으로 당선된 것이라고 증언했다. 인문(글자체) 부문 심사위원이던 C씨는 "나를 제외한 다른 심사위원들이 모두 민 씨 작품이 가장 좋다고 인정했다"며 "전서·예서와 같은 서체 공부는 좀 덜 된 것 같았지만 공모작으로 낸 작품 자체는 훌륭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이날 김모 전(前) 경남 산청군 의회 의장도 민 씨로부터 금도장을 받았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국새 제작 당시 경남 산청의 제작 현장을 방문한 정부의 한 전직 고위급 인사는 "김 전 의장이 민홍규 씨로부터 직접 금도장을 건네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전 의장은 "나무 도장 하나 받은 사실이 없다"며 "원하는 대로 예산 지원을 안 해줘서인지 (민홍규 씨가) 나를 안 좋아했다"고 금도장 수수설을 부인했다.

인터넷 뉴스팀

▲동영상=고종황제가 사용한 국새 최초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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