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섬진강 명물 재첩 상류로 이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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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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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류 바닷물 올라와 생산 줄어깵 7.5t 상류로 옮겨

섬진강 명물인 재첩은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는 지점에서 자란다. 아직까지 양식이 안 돼 섬진강 하구의 특산물로 남아 있지만 생산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광양시는 2000년경부터 연평균 재첩 생산량이 800∼900t을 유지하고 있지만 점점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어민들이나 환경단체는 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섬진강 하구가 바다화하면서 재첩 생산량이 예전에 비해 크게 감소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섬진강 상류지역에 생긴 댐 때문에 흐르는 물이 줄어든 데다 광양만 매립지 형성으로 하류 지역 염분 농도가 높아져 재첩 생산량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전남 광양시와 어민들이 재첩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해 강 하구에서 잡은 재첩을 염분 농도가 낮은 강 위쪽으로 5km가량 옮기는 작업에 나섰다. 경남 하동군도 4년 전부터 재첩 서식지 확대 사업을 벌여 효과를 거두고 있다.

광양시는 진월면 원길리에서 잡은 재첩 7.5t을 5km가량 상류인 다압면 도사리와 고사리에 뿌릴 계획이다. 광양시는 2008년부터 하구에서 재첩 10.8t을 위쪽으로 옮겨왔다. ‘재첩 이사’로 재첩이 살포된 지역의 어획량이 1년 만에 두 배 정도 늘어나는 효과를 거뒀다. 2008년 도사리 어민 한 명이 하루 평균 10kg을 수확했으나 지난해에는 평균 15∼20kg을 잡았다.

광양지역 섬진강 상류인 신원마을 안명호 이장(65)은 “3년 전에는 1일 재첩 채취량이 2∼10kg에 불과했으나 올봄에는 60∼100kg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재첩이 새로 이사한 곳은 그동안 재첩이 거의 잡히지 않던 곳이다.

최병삼 광양시 해양수산담당은 “재첩 서식지 확대 사업은 섬진강안의 재첩을 이동시키는 것이라 생태적 문제점은 없다”며 “살포된 재첩이 많이 번식해 장기적으로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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