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안동 ‘제2의 간잽이 장인’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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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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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고등어 간잽이 보존회
7명 대상으로 집중교육
실기 넘어 정신문화 가르쳐

안동간고등어에 소금을 치고 있는 ‘간잽이’ 이동삼 씨(오른쪽). 그는 안동간고등어 간잽이보존회를 만들어 비법 전수에 나섰다. 이권효 기자
안동간고등어에 소금을 치고 있는 ‘간잽이’ 이동삼 씨(오른쪽). 그는 안동간고등어 간잽이보존회를 만들어 비법 전수에 나섰다. 이권효 기자
“‘안동간고등어의 맛과 정성을 수백 년 이어가야 할 텐데’라는 걱정이 늘 있었지요. 저보다 더 ‘간잽이’를 잘할 수 있을 연수생을 보니 마음이 놓입니다.” 안동간고등어를 50년째 만들고 있는 ‘간고등어의 전설’ 이동삼 씨(69)는 13일 “이제 안동간고등어에도 장인정신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간잽이’란 생선을 소금에 절이는 일을 하는 사람을 뜻한다.

㈜안동간고등어(경북 안동시 일직면)의 공장장을 맡고 있는 이 씨는 지난달 ‘안동간고등어 간잽이보존회’를 만들었다. 그가 회장을 맡고 이 회사 조일호 대표(44)는 부회장을 맡았다. 간잽이보존회는 대를 이어 안동간고등어의 독특한 맛을 지킬 수 있는 간잽이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 안동간고등어생산자협회 소속 10개 업체에서 일하는 직원 300여 명 가운데 근무 경력과 장인정신 등을 심사해 7명을 교육 대상자로 선발해 최근 개강식을 열었다. ㈜안동간고등어 김우현 과장(44)과 이경임 반장(50·여), ㈜안동간고등어종합식품 차종학 상무(47)와 권구완 과장(40), 전상도 대리(36), ㈜안동참간고등어 김재문 대표(40)와 장상도 과장(37) 등이 연수생이다.

‘제2의 이동삼’을 꿈꾸는 간잽이들은 16일 안동시 태화동에 있는 안동간고등어생산자협회에서 ‘안동간고등어의 탄생과 의미’를 주제로 첫 수업을 할 예정이다. 강의를 맡은 오상일 협회장(65)은 “교육생들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안동간고등어에 담긴 정신을 새롭게 새기는 뜻에서 이런 내용을 첫 시간에 넣었다”며 “단순한 기술자가 아니라 안동의 정신문화가 스며 있는 간고등어의 의미를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8월까지 16주 동안 이어지는 이번 1기 교육은 이동삼 회장의 50년 노하우뿐 아니라 수산정책과 시장 동향, 활기찬 조직문화 만들기, 리더십, 브랜드 관리와 마케팅 등도 중요 과목. 안동간고등어를 시대에 맞게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서다. 연수생들은 또 안동간고등어의 원료인 고등어를 보는 눈을 키우기 위해 부산공동어시장을 찾아 좋은 고등어를 고르는 방법도 실습한다. 안동간고등어는 제주도 근해에서 잡은 고등어를 부산항을 통해 안동으로 냉동 운반한 뒤 여러 번 씻은 다음 소금을 쳐 숙성 저장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교육생들의 마음가짐도 다부지다. 포항 출신인 ㈜안동간고등어종합식품의 차 상무는 “안동간고등어가 국내외에서 오래도록 사랑받도록 하기 위해 교육생이 된 느낌이 뭉클하다”고 말했다. 안동지역 간고등어 제조업체들은 내년 말경 풍산읍에 조성될 전문생산단지에 간잽이 체험장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젊은 사람들이 간잽이에 남다른 열정을 보여 고맙다”며 “간잽이로 살아온 인생의 마지막 소명이라 여기고 정성껏 지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간잽이보존회에는 안동간고등어에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054-853-4107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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