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당신의 위대한 군인정신을 기립니다” 4600여명 추모행렬

  • Array
  • 입력 2010년 4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故한주호준위 빈소표정연평해전 전사자 어머니들“이런 일 다시는 없어야…”일반시민 조문객도 줄지어

한미연합사 장병들도 조문한 명의 후배라도 더 구하고자 깊은 바다를 누비다 숨진 한주호 준위에 대한 추모 물결은 1일에도 이어졌다. 한미연합사 장병들도 빈소를 찾아 경례를 하고 있다. 성남=원대연 기자
한미연합사 장병들도 조문
한 명의 후배라도 더 구하고자 깊은 바다를 누비다 숨진 한주호 준위에 대한 추모 물결은 1일에도 이어졌다. 한미연합사 장병들도 빈소를 찾아 경례를 하고 있다. 성남=원대연 기자
천안함 실종자 구조작업 중 순직한 한주호 준위(53)의 빈소가 차려진 지 사흘째인 1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는 궂은 날씨에도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오전 10시경에는 제2연평해전 전사자의 어머니들이 찾아와 조문했다. 고 박동혁 병장과 황도현 중사, 윤영하 소령의 어머니들은 8년 전 이곳 국군수도병원에서 아들을 떠나보냈다. “왜 이런 일이 자꾸 일어나는지 모르겠어요. 우리 아들도 너무 어린 나이에 갔는데….” 박 병장의 어머니인 이경진 씨(54)는 8년 전 이곳에서 울고 절하던 일이 생생한 듯 빈소 주변을 둘러봤다. “사고 소식에 잠도 잘 못 잤습니다. 지금도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마음이 아픕니다.” 윤 소령의 어머니 황덕희 씨(65)는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다”고 했다. 제2연평해전 전사자의 어머니들은 불의의 사고로 아들을 잃은 지 8년 만에 천안함 침몰로 아들 같은 장병 46명이 실종된 것을 자기 일처럼 슬퍼했다. 조문을 마친 이들은 잠시 안정을 취하느라 빈소를 비운 한 준위의 부인 김말순 씨(56)를 따로 만나지는 않았다. 두 다리로 서 있기조차 힘든 유가족의 심정을 잘 안다는 듯 조용히 빈소를 떠났다.

오전 10시 반경 거행된 입관식에서 부인 김 씨는 한 준위의 관을 부둥켜안고 오열했다. 태극기를 덮은 채 냉동고에 들어가는 남편의 모습을 지켜보던 김 씨는 결국 실신해 응급 치료를 받기도 했다. 하사관(현 부사관) 후보생 시절 고인과 한방을 썼다는 정태규 씨(56)는 슬픔에 겨워 입관식을 끝까지 지켜보지 못하고 돌아섰다.

“군에 있을 때 한 준위는 아래층 침대를 썼는데, 밤마다 이야기를 나누다 내려다보면 웃고 있던 한 준위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군 관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한 준위와 함께 바다를 누볐던 군 동기들이 속속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억했다. 역대 해군참모총장들도 고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이날 6·25전쟁 영웅인 백선엽 예비역 대장, 현인택 통일부 장관,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 김양 국가보훈처장,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 한미연합사 장병 등이 조문했다.

빈소가 차려진 지난달 30일 이후 1일 오후 11시 현재 빈소를 찾은 조문객은 모두 4600여 명에 달했다.

성남=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동영상=故 한주호 준위의 ‘외길인생’ 추모 영상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