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체 인양은… 공기주머니로 띄우며 체인 걸어 끌어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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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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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 닷새째인 30일에도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천안함의 침몰 경위는 천안함을 인양한 뒤에야 정확히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해군은 2200t급 해양 크레인 ‘삼아 2200’호가 4월 2일경 사고 해역에 도착하는 대로 천안함의 함수와 함미 인양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29일 오후 경남 거제시 성포항을 떠난 삼아 2200호는 예인선 3척에 이끌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전속력으로 항해 중이며, 30일 오후 전남 완도 부근 해상을 지나 서해로 진입했다.

인양의 첫 단계는 함체가 부력(浮力)을 얻게 하는 것. 이를 위해서는 공기를 함체에 주입하거나 ‘리프트 백(lift bag)’이라 불리는 공기 주머니를 여러 개 붙이는 방법을 쓴다. 공기 1m³당 1t의 무게를 띄울 수 있는 부력이 생기는데 두 동강 난 천안함의 경우 주입한 공기가 찢어진 함체 사이로 빠져나갈 수 있어 리프트 백을 붙이는 방법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천안함 함미는 펄 속에 왼쪽으로 90도 기울어진 상태다. 이를 끌어올리려면 먼저 함체를 똑바로 세워야 한다. 잠수부들이 부착한 리프트 백에 주입하는 공기의 양으로 좌우의 부력을 조정해 함체를 세울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 부분이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할 대목이라고 말한다. 공기 조절이 잘못되면 세워진 함체가 다시 쓰러질 수 있고, 공기가 한꺼번에 많이 들어가면 함체가 갑자기 떠오를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선박구조회사 ‘마못살베지’의 김정섭 한국지사장은 “내부 인화물질에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 함체를 사고 상황 그대로 보존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체가 세워지면 함체에 묻어 있던 펄의 상당 부분은 떨어져 나간다. 펄이 단단히 붙어 있으면 잠수부들이 ‘워터젯’이라는 기계로 제거할 수 있다. 천안함이 세워지면 잠수부들이 체인으로 천안함을 묶는다. 함체가 찢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체인을 함선 사이로 넣어 연결하기보다는 전체를 감싸 안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하면 선체의 무게를 분산시킬 수 있다.

이어 체인을 크레인에 연결한 뒤 리프트 백의 공기 양을 조금씩 늘리면서 부력으로 천안함을 띄우는 동시에 해양 크레인으로 끌어올린다. 이 작업은 작업 환경이 좋을 경우 하루에도 가능하지만 파도가 거칠 때에는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수면으로 끌어올린 함체가 파도에 의해 균형을 잃으면 체인이나 크레인까지 파괴되는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지사장은 “사고 해역은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여서 물살이 세고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해 잠수부가 들어가 작업할 시간이 적은 것을 고려하면 전체 인양에 한 달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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