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억 가치 선박도면 빼돌린 선박설계사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30일 20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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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해양경찰서는 30일 5만t급 선박 50척의 설계도면을 빼낸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 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중국 모 조선소 직원 김모 씨(30)를 불구속 입건했다.

김 씨는 지난해 5월∼올 11월 경남 통영 모 조선소 선박설계사로 근무하면서 화학물 운반선, 곡물운반선 50척의 설계도면을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회사 전산망에 접속해 암호를 푼 뒤 선박전장 설계도면과 선박설계 프로그램 등 회사 영업비밀 파일을 외장 하드디스크로 내려받았다.

김 씨가 빼낸 설계도면은 5만t급 선박 50여 척 분량이다. 한 척 당 설계비가 25억 원가량으로 1250억 원의 경제적 가치가 있다. 도면을 유출당한 조선소는 선박설계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업체로 알려졌다. 해경 관계자는 "김 씨가 국내 경쟁업체나 중국 조선소로 옮겨 높은 직급과 연봉의 2배를 받기 위해 도면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해경은 김 씨가 이달 15일 중국 조선소로 옮긴 데다 하드디스크를 버렸다고 진술한 점으로 볼 때 중국 조선소에 설계도면을 넘겼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 공범 여부와 해당 조선소의 감독 소홀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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