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는 길]수능 상위권 ‘당락 변수’ 영역별 반영비율 가장 유리한 곳을 두드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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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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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성적 발표에 따라 이제부터는 합격을 위한 지원전략을 짜야 한다. 정시지원은 지원자들 사이의 상대평가다. 자신의 성적으로 가장 유리한 학과에 지원했더라도 비슷한 생각을 가진 많은 수험생이 같은 곳에 지원했다면 높은 경쟁률 때문에 고배를 마실 수 있다. 우수한 경쟁자들의 지원 흐름, 수능 점수 분포, 지난해와 달라진 모집 방식, 최근 지원 추세, 전형 요소별 점수 반영 비율 등을 감안한 체계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

중위권 학생부 반영요소-크기 득실 잘 따져야… 점수 불리할땐 ‘先대학 後학과’
하위권 낙담은 금물… ‘틈새 특별전형’ 찾아 승부 걸면 의외의 소득 올릴 수도
대학발표 최종 경쟁률까지 확인 → 지원율 변화 완만하면 출사표

○ 수능 상위권은 ‘수능우선 선발’ 대학을 겨냥

지난해 정원의 50%를 수능 우선선발로 뽑았던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가 올해는 정시모집 정원의 70%를 수능 우선선발로 뽑는다. 한양대 중앙대 한국외국어대 등도 분할 모집 군별로 수능 우선선발과 수능 100% 전형을 활용해 신입생을 선발한다.

수능 점수가 높은 학생들은 내신 성적이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수능 우선선발 전형을 공략해 볼 만하다. 하지만 평소 학생부 성적이 수능 성적에 비해 부족한 자사고 및 특목고 학생들이 선호하는 전형이기 때문에 합격선이 올라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경희대(서울) 한양대(서울) 숙명여대는 ‘수능 100% 전형’을 앞세워 수능 성적 우수자를 뽑을 계획이다. 수능 100% 전형도 수능 우선선발에 비해 모집 인원이 적어 수능 성적이 탁월한 학생이나 재수생, 특목고 수험생이 몰리면 합격점이 치솟을 우려가 있다.

경쟁이 치열한 곳에서는 영역별 반영 비율도 당락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두 수험생의 수능 총점은 같더라도 반영 비율이 높은 영역에서 많은 점수를 받을 경우 최종 환산 점수에서는 10점 이상의 차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

1, 2점으로도 당락이 바뀌는 입시에서는 영역별 반영 비율의 위력이 더욱 커진다. 같은 지원권의 대학이라면 성적이 상대적으로 잘 나온 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이 유리하다. 인문계열의 경우 통상 언어 외국어 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지만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등은 수리 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은 편이다. 자연계열의 경우 수리 외국어 또는 수리 탐구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지만 고려대와 같이 탐구영역의 비율이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에 비해 낮은 곳도 있다.

○ 중위권은 강점을 살릴 대학 겨냥


중상위권과 중위권은 가급적 수능 우선 선발이나 군별로 수능 100% 반영 대학은 피하면서 수능과 학생부 성적의 반영 요소나 크기를 세밀히 따져 유리한 대학을 지원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특히 중위권 이하 대학은 상위권 대학과 달리 탐구영역의 비중이 큰 곳이 많아 이를 잘 활용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지난해 중위권 수험생 중 인문계열 지원자가 자연계열 학과로 교차 지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수리 ‘가’ ‘나’의 난도가 낮아져 자연계 지원자에게 수리 ‘가’형 획득점수의 5%를 가산점으로 줄 경우 인문계 수험생의 교차지원이 사실상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수리 ‘가’형 가산점 제도가 없거나 수리를 반영하지 않는 대학으로 지원자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 한양대 등에서 시행하는 과학탐구 가산점 제도도 당락을 가르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수험생이 받은 수능 점수표에서 언어 수리 외국어 탐구 중 어느 한 과목 점수가 낮다면 자신의 불리함을 상쇄하는 대학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수리영역 점수가 낮은 인문계 수험생이라면 수리 반영비율 10%인 숭실대가 유리할 수 있으며, 탐구영역 점수가 적게 나온 수험생이라면 반영비율이 10%인 서울시립대가 유리하다.

점수가 모자랄 때는 대학을 낮춰 학과 위주로 선택하는 것보다는 대학 위주로 학과를 낮춰 지원하는 것이 좋다. 대학에 입학한 뒤에 전과 제도나 연합(연계) 전공제 등을 활용해 해당 학과를 다시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능 하위권 수험생도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특별전형에 승부를 걸면 의외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중·하위권 지원자가 몰리는 경우 수능 성적 등락폭이 심한 데다 경쟁률도 일정하지 않아 전략을 잘 짜면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수시 모집에서는 수도권 대학에서 특별전형 지원자가 적어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메가스터디 진학사 등 일부 입시 전문업체는 수험생이 점수를 입력하면 지원 대학의 환산 총점과 지원 가능성을 무료로 계산해주는 모의 지원 또는 합격 예측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 최종 순간까지 긴장 풀지 못해

수능 점수를 높게 받았더라도 지원자가 몰리는 대학에서는 원서 접수 마감 시간까지 지원자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 비해 수능 변별력이 떨어진 데다 경쟁도 더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별 경쟁률 예상 정보는 이번 정시모집의 초미의 관심사다. 대학들은 경쟁률을 높이기 위해 분할 모집, 군별 이동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수험생들은 군별 지원대학을 고르기 전에 우선 군별로 지난해와 달라진 경쟁 여건, 경쟁률 등락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

원서를 접수할 때는 같은 군이라도 대학마다 접수 마감 시간이 다르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원서 접수 마감 전날에 그때까지의 접수 상황을 점검한 뒤 계열 전체의 평균경쟁률이 전년도 계열 전체 최종 경쟁률의 60% 정도 수준에 모자랄 때는 지원을 준비해야 한다. 원서 접수 마감 날에는 지원율 변화를 시간대별로 또 한 번 점검해야 한다. 대학이 홈페이지 등을 통해 발표하는 마지막 경쟁률까지 살펴본 뒤 지원율 변화가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는 학과를 선택하면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있다.

군별 분할모집을 실시하는 대학이 많아 지원 기회는 다양해졌지만 모집 단위가 잘게 쪼개지는 분할모집 대학은 지원율과 합격선이 높아지게 마련이다. 올해 ‘다’군을 폐지하고 ‘가’ ‘나’군으로만 모집하는 서울시립대와 인하대는 지원율이 오히려 낮아질 수도 있지만 수도권 대학 캠퍼스 중 올해 첫 분할하는 곳은 지원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좀 더 여유를 갖고 시간대별로 지원 동향을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가’군과 ‘나’ 군으로 분할한 대학은 모집 규모가 크기 때문에 경쟁률 변화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움말: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이사

메가스터디 손은진 전무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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