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대학들 세종시 입주 논의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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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6일 03시 00분


‘서카포 1학년생 공동 캠퍼스’ 구상도

《서울대 공대가 세종시에 제2캠퍼스인 집현캠퍼스를 추진하는 방안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가 구상 중인 ‘세종시 과학비즈니스벨트’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고, 특히 대학 이전 문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을 수장으로 한 국무총리실 안팎에서도 세종시에 대학을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구상들이 중구난방으로 흘러나와 혼란스러운 양상이다.》

○ 7000억 원 들여 융·복합학과 15개

자리 뜨고 딴짓 하고… 썰렁한 국회 대정부질문
국회는 5일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을 시작했지만 의원들이 대거 불참해 본회의장이 썰렁하다(사진 위). 그나마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 의원은 세종시 문제를 둘러싸고 격론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의석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인터넷 문자중계를 보고 있다. 김경제 기자·연합뉴스
자리 뜨고 딴짓 하고… 썰렁한 국회 대정부질문 국회는 5일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을 시작했지만 의원들이 대거 불참해 본회의장이 썰렁하다(사진 위). 그나마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 의원은 세종시 문제를 둘러싸고 격론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의석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인터넷 문자중계를 보고 있다. 김경제 기자·연합뉴스
서울대 공대는 미디어아트, 나노융합 등 이·공학 중심 융합과정 10개와 미래학, 프런티어인문학, 미래조형예술 등 사회과학 융합과정 3개, 기술경영, 의대 등 모두 15개를 제2캠퍼스에 신설할 계획이다. 설립 경비는 교육기본시설 및 지원시설에 4200억 원, 도시기반시설에 1400억 원 등 모두 7000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공대는 전망했다.

공대는 의학과 경영학의 융·복합을 위해 800∼1000개 병상 규모의 서울대병원을 유치하자는 제안도 담았다. 신입생은 초중고 영재교육을 거친 학생을 위주로 선발해 교육비 전액 국고 지원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준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공대의 이런 구상에 대해 내부에서조차 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주종남 기획처장은 “초안에 담긴 내용 중 특히 경영대와 서울대병원 등 유치는 각 단과대와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강태진 공대 학장이 학내에서 충분히 논의하지 않고 언론에 공표해 되레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서울대 고위 관계자는 “강 학장이 구체적으로 논의되지도 않은 사안을 일방적으로 언론에 공개한 데 대해 이장무 총장이 매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 ‘서카포’ 신입생 통합교육 구상도

세종시와 관련해 국무총리실 안팎에서도 다양한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다. 제2캠퍼스안 외에 서울대 공대와 KAIST, 포스텍 등 이른바 ‘서카포’로 불리는 3개 대학의 1학년 과정을 묶어 대규모 교양과정 캠퍼스를 구성하는 방안도 제기됐다. 서울대 600여 명, KAIST 600여 명, 포스텍 300여 명 등 총 1500여 명의 각 대학 1학년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 강의동 등 시설을 세운다는 것이다. 강 학장은 “집현캠퍼스 초안을 만들기 전에 세종시에 기숙사를 포함한 캠퍼스를 짓고 공대 1학년 학생들을 보내는 방안을 국무총리실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강 학장은 공대 차원에서 항공우주연구소와 융합과학연구소(Future Lab) 등의 설립을 추진하고 세종시에 공대 신입생 전용 캠퍼스와 각종 연구소들이 세워지면 수백 개의 벤처기업과 관련 공공기관들이 들어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KAIST “적극”, 포스텍 “비현실적”

3개 대학 1학년 통합교육과 관련해 KAIST는 세종시 원안 수정과 관계없이 당초 추진했던 대로 세종시에 캠퍼스를 조성해 과학기술정책대학원과 의과학대학원, 기술혁신연구센터, 연구중심협력병원 등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장순흥 교학부총장은 “매입 용지를 당초보다 4배 정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포스텍은 서울대 공대나 KAIST에 비해 규모가 작고 사립대여서 이를 추진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포스텍 관계자는 “1학년이 세종시에서 공부한 뒤 2학년 때부터 본교로 복귀한다는 구상은 지리적 여건으로 봐서도 현실성이 떨어져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개별 대학들이 선택할 문제”라며 “세 학교가 공동으로 1학년 과정을 운영한다는 것은 우리 대학가에서 전례가 없고 서로 다른 커리큘럼, 학점 기준, 교양 과정 등 실제 이행이 만만치는 않다”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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