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증환자는 확진검사 필요없어…‘거점’보다 동네병원 가는게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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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30일 03시 00분


■ 전문가 3인의 조언

병원마다 신종 인플루엔자A(H1N1) 확진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동네의원에도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해달라는 요구가 급증하고 있다. 감염의학 전문가들은 대체로 신속한 처치에 동의하지만 내성과 같은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휴교령에 대해서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김우주 고려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강진한 대한감염학회 회장(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로부터 신종 플루 확산 전망과 대처법에 대해 들어봤다.

신종 플루 확진 검사를 꼭 받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대체로 경증환자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김 교수는 “확진검사를 받으려는 사람이 많아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3∼7일이 걸리는데 타미플루는 48시간 이내에 투여해야 효과가 있다”며 “경증환자들은 거점병원에서 검사를 받으려 하지 말고 동네의원을 찾아 약을 처방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다만 강 회장은 “일반 입원환자와 분리하기 위해서 중증환자는 확진검사를 한 뒤 입원시키는 현행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당국이 휴교령을 내리지 않기로 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필요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었다. 다만 휴교령의 시기와 규모에 의견이 엇갈렸다.

강 회장은 “지금은 학교를 중심으로 전파속도가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에 휴교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걱정이다”라며 “교육당국이 지금이라도 휴교령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 교수는 “전국적인 휴교령은 나중에 수업일수를 채우는 문제가 생기고 보호자가 직장에 가지 못하는 등 경제적 여파도 크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역별 권역별로 상황을 보면서 부분적으로 휴교령을 내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향후 학생들 사이에 집단으로 신종 플루가 발병하거나 사망 환자가 나오면 휴교령을 내려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11월 중순 감염자가 최고조에 이를 것이며 학생 예방접종이 끝나고 항체가 생기는 12월 중순 이후부터 감염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교수와 강 회장은 “의학적으로 한창 감염자가 급증하는 지금 상태는 신종 플루 2차 유행기로 볼 수 있다”며 “앞으로 10∼20일 내에 감염자 수가 가장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이번 백신의 항체 효과는 6개월 정도이므로 내년 6월 이후에 소규모로 다시 유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 후 항체가 생기기까지 대처법은 전문가마다 약간씩 달랐다. 강 회장은 “의심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들이 거점병원으로 몰리지 않도록 해야 경증환자나 중증환자 모두 신속하게 치료할 수 있다”며 “보건당국이 나서서 이 문제를 적극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결국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김 교수는 “현재 단계에서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항바이러스제를 적극 처방하고 교육당국은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서 지역별 권역별 휴교령을 실시해 확산을 막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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