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새마을 박람회’ 세계로 미래로 뻗기를

  • 입력 2009년 9월 22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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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나도록 자랑스럽습니다.” “새마을 정신으로 부강한 나라를 만듭시다.” “근면, 자조, 협동! 지금 더욱 필요합니다.” 21일 ‘대한민국 새마을박람회’가 열리는 경북 구미시 박정희체육관. 1970년대 새마을운동 기사를 다룬 신문으로 만든 벽면의 한쪽 ‘새마을희망꿈나무’ 코너에 관람객들은 새마을운동에 대한 느낌을 접착식 메모지에 빼곡히 붙여놓았다.

‘우리도 한번 잘살아 보세∼’라는 새마을 노래가 울려 퍼지는 전시관에는 엄마 손을 잡은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새마을운동 40년을 보여주는 수천 점의 자료를 살펴보는 발길이 이어졌다. 재미도, 즐길거리도 거의 없는 박람회장이지만 눈시울을 붉히는 뭉클함이 솟아난다. 한 50대 남자는 “당시 그저 체념하고 살았다면 지금의 한국이 있었겠느냐”며 “새마을운동은 어려운 시절을 힘을 모아 이겨낸 ‘조강지처’ 같다”고 말했다.

1970년대 풍경을 지나면 새마을운동의 오늘과 내일을 만난다. 초가지붕을 개량하고 마을 안길을 넓히던 새마을운동이 지구촌의 잘살기 운동으로 씨앗을 뿌리는 모습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저개발국가를 중심으로 70여 개국 5만여 명이 한국을 찾아 새마을 연수를 했다. 올해부터는 유엔과 협력해 ‘새마을운동 수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새마을운동과 동시에 시작된 낙동강변 구미국가공단이 쉬지 않고 한국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고장에서 새마을운동이 전자제품 못지않은 수출 품목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경북도와 구미시가 신종 인플루엔자의 우려 속에서도 이 박람회를 개최한 것도 이런 자신감에서다. 관람객들에게 직접 설명을 하던 김관용 경북지사는 “이 박람회는 내년에 불혹을 맞아 국내외에 새로운 새마을나무를 심는 일종의 ‘의식 녹화사업’”이라고 했다.

마침 구미시에서 새마을 연수를 받고 있는 모잠비크, 이집트, 튀니지, 가나, 인도, 세네갈, 도미니카공화국 등 8개국의 공무원 18명은 박람회를 살펴보고 “40년 전 한국이 정말 이랬느냐”라고 반문하면서 “새마을 정신이 없는 나라가 가난한 나라”라고 입을 모았다. 캄보디아와 헝가리, 인도네시아, 라오스, 코스타리카 등 10개국 주한대사관에서도 박람회장을 찾았다. 전북 전주시와 전북새마을회는 수십 가지 나물을 넣은 전주비빔밥 1000인분을 만들어 관람객들에게 나눠줬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 확인된 새마을운동의 저력을 전주비빔밥처럼 맛있게 버무려 지구촌 곳곳에서 함께 나눠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구미=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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